“남에게 함부로 보여주지 말라” 추사의 그 ‘보물화첩’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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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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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명청시대 회화전

추사가 아꼈던 장경의 화첩에 실린 ‘소림모옥’(위)과 ‘세한도’. 간송미술관 제공·동아일보DB
추사가 아꼈던 장경의 화첩에 실린 ‘소림모옥’(위)과 ‘세한도’. 간송미술관 제공·동아일보DB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 가을 정기전의 주제는 명청(明淸)시대의 회화다. 중국 회화를 앞세우고 있으나 속내는 문화의 교류와 상호 연관성을 살펴보는 전시다. 간송 전형필은 일찍부터 추사 김정희(1786∼1856)와 그 화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명청시대 그림을 기회 닿는 대로 수집했는데 이 중 6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작품 중에 추사가 제주도에 유배갈 때 챙겨간 청대 중기 화가 장경(張庚·1685∼1760)의 화첩 ‘장포산진적첩(張浦山眞蹟帖)’이 주목된다. 추사는 얼마나 이 화첩을 보물처럼 아꼈던지 유배지에서 병이 들자 예산 고향집으로 이를 돌려보내면서 “함부로 남에게 보여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훗날 고향에 돌아온 추사는 평생 우정을 나눈 권돈인에게는 한 번 보여줘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 된다고 부탁하는 글을 화첩에 다시 써넣었다.

장경의 화첩에 실린 ‘소림모옥’에는 잎 떨어진 고목나무와 외롭게 서 있는 초가집이 담겨 있다. 이는 원나라 말기 화가 예찬의 화풍을 따른 작품으로 추사의 ‘세한도’에 영감을 주었다. 최완수 연구실장은 “추사의 그림엔 중국의 영향뿐만 아니라 조선 진경문화의 함축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외래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4∼28일. 무료. 02-762-0442
#간송미술관#명청시대 회화전#추사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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