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8월 가을호로 발간 10주년… 41권의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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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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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김종해
발행인 김종해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가 이달 중순 가을호(통권 41호)를 펴내며 10주년을 맞는다. 현재 300종이 넘는 문예지가 있지만 수십 권을 제외하면 대개 동인지 수준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인색한 게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시인세계의 10주년은 특별하다. ‘좋은 시와 시인을 섬기는 시 전문 계간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 잡지는 창간 때부터 문예지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우선 시인에게 ‘객관적인 원고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2002년 창간 당시만 해도 문예지 원고료는 없다시피 했고 지급한다 해도 일관성이 없었다. 그런 시기에 시인세계는 시 한 편당 원로 시인은 10만 원, 중견은 5만 원으로 원고료를 정했다. 이 기준은 문예지 전반으로 퍼져 시인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철마다 펴내는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가 올 가을호로 10주년을 맞는다. 한권 한권 10년간 펴낸 잡지가 시단의 튼튼한 탑을 쌓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철마다 펴내는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가 올 가을호로 10주년을 맞는다. 한권 한권 10년간 펴낸 잡지가 시단의 튼튼한 탑을 쌓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매회 선보이는 특집 기사도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대부분 문예지가 시, 소설, 평론 등 발표 작품들로만 가득 메워져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전환한 것. 시인세계는 창간호에 게재한 ‘100명의 시인·평론가가 선정한 10명의 시인’을 필두로 ‘시인이 따로 가진 특별한 직업’(2003년 가을호)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2004년 봄호) ‘과대평가된 시인, 과소평가된 시인’(2005년 겨울호) ‘시인들의 단골 아지트’(2008년 여름호) ‘내 시 속에 들어온 영화’(2010년 봄호) 등을 다뤄 관심을 끌었다. 잡지에 연재됐던 ‘강은교의 시에 전화하기’ ‘시인의 오지기행’ 등은 책으로 묶어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집 기사 가운데 하나였던 ‘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애송 명시’는 책으로 나와 10쇄를 넘겼다. 신인 발굴에도 힘써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서효인, 문장 공모마당 연간 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산 시인 등이 이 잡지 신인상 출신이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콘텐츠 잡지에도 뽑혔다.

10주년 특집으로 꾸미는 이번 가을호에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김산 서효인 김경주 김언 강정 등 젊은 시인 5명이 ‘시의 소통’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했다. 평론가 75명이 선정한 ‘현대 명시집 10선’도 선보인다.

김종해 시인세계 발행인은 “시를 읽는 독자가 적다 보니 잡지를 낼 때마다 1500만 원씩 적자가 난다. 부담스럽고 힘들지만 좀 더 독자에게 근접한 시지(詩誌), 쉽게 읽히는 시지를 만들겠다는 초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시인세계#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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