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청춘 마케팅]현재만 즐긴다? 30년 벌어, 50년 써야 하는 게 인생이거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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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수명주기와 인생수명주기 마케팅에서는 신제품이 시판된 후의 진화과정을 설명·분석하기 위해 ‘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란 개념을 사용한다(위 그림). 제품수명주기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하는 도입기, 판매가 급성장하는 성장기, 수익성은 높지만 매출성장률이 서서히 둔화되기 시작하는 성숙기, 판매략이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쇠퇴기의 순서로 ‘제품의 일생’을 성명한다. 제품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는 이 개념을 우리들의 인생에 적용한 것이 청춘멘토들이 제안하는 ‘인생수명주기’(아래 그림)다. 제품수명주기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우선 황금기인 성정가와 성숙기가 매우 짧다는 것, 그리고 성숙기 이후에는 연금을 제외한 수입이 거의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이다. 제품도 사람도 성장기와 성숙기 이후에는 최대한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사람의 경우는 쇠퇴기가 대단히 길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제품수명주기와 인생수명주기 마케팅에서는 신제품이 시판된 후의 진화과정을 설명·분석하기 위해 ‘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란 개념을 사용한다(위 그림). 제품수명주기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하는 도입기, 판매가 급성장하는 성장기, 수익성은 높지만 매출성장률이 서서히 둔화되기 시작하는 성숙기, 판매략이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쇠퇴기의 순서로 ‘제품의 일생’을 성명한다. 제품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는 이 개념을 우리들의 인생에 적용한 것이 청춘멘토들이 제안하는 ‘인생수명주기’(아래 그림)다. 제품수명주기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우선 황금기인 성정가와 성숙기가 매우 짧다는 것, 그리고 성숙기 이후에는 연금을 제외한 수입이 거의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이다. 제품도 사람도 성장기와 성숙기 이후에는 최대한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사람의 경우는 쇠퇴기가 대단히 길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CASE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자연히 좋은 직장에 들어간 청춘들은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다. 그런데 이 같은 ‘행운아’ 중에 저축은 생각하지 않고 평소 가지고 싶었던 것부터 사들이는 이들이 예상외로 많다. 이들은 자신의 소득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가고, 안정적으로 지급될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인간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에 있는 지금, 그렇게 느긋하게 청춘기를 보내도 될까?

○ 젊을 때 인생을 즐기자?

‘중년 아저씨’인 박병호 교수가 대학생일 때까지는 취직할 곳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웬만한 곳은 한 번 취직하면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평생직장’이었습니다. ‘젊은 누나’ 강문영 교수가 대학생일 때(1997년)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 뒤 많은 것이 바뀌었지요.

대학은 취업학원으로 변했습니다. ‘고3 때까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서는 낭만을 즐기며 공부하면 된다’는 분위기는 사라졌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졸업하는 순간까지 학점관리와 스펙 쌓기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환경이 각박해진 때문일까요.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진 듯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영향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듯합니다. 저축으로 미래에 대비하기보다는 현재의 자신을 위해 돈을 쓰고 보자는 분위기가 생긴 것이지요.

이런 현상은 박 교수가 일본을 자주 방문하던 1990년대 초 일본 젊은이들의 풍조와 매우 비슷합니다. 당시 그곳의 청춘들은 무한경쟁에 지치고, 살인적인 집값과 물가에 좌절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력해봐야 나아질 게 없다’거나 ‘돈은 지금 쓸 수 있는 만큼만 벌면 된다. 젊을 때 인생을 즐기자’는 식의 생각이 퍼지기 시작했었죠.

내내 일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정규직보다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일정 금액이 모이면 바로 그만두고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까요. 일본 국민의 저축률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친 때도 이 시기였습니다. 당시 일본 청춘들의 생각은 얼핏 보기엔 수긍이 가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극도로 위험천만한 발상입니다.

○ 벌 수 있을 때 열심히 모으자


강 교수의 지인 중 대기업 10년차 직원이 있습니다. 이 지인에 따르면 요즘 신입사원들이 받는 초임 연봉이 자신의 그것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답니다.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초봉을 높이는 대신, 입사 이후엔 연봉이 조금씩만 오르도록 급여체계를 바꾼 탓입니다. 그런데 강 교수의 지인은 “젊은 사원들이 첫 월급을 받아 호기롭게 외제차를 할부로 장만하거나 명품백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합니다.

이런 소비행태의 바탕에는 매년 연봉이 상당히 오르거나, 안정적으로 지급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봉 인상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 직장은 예전에 비해 안정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따라서 직장 초년생들은 우선 스스로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되니까요.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제품수명주기’란 마케팅 용어입니다. 모든 제품에는 ‘수명’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경영 전략을 세우게 해 주는 개념입니다. 제품수명주기를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 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우리는 △태어나 교육받고 취업 준비를 하는 ‘도입기’를 거쳐 △신입사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기 시작하는 ‘성장기’를 지나 △회사에서 간부 내지는 임원으로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성숙기’에 이르게 됩니다. 정년퇴직 이후는 ‘쇠퇴기’라고 볼 수 있지요. (이것도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사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문제는 돈을 한창 버는 성장기와 성숙기를 다 합쳐도 고작 30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반면 연금 이외의 소득은 없고 지출만 많은 쇠퇴기는 50년 가까이나 됩니다. 30년 동안 돈을 벌어서 이어지는 50년의 쇠퇴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의 청춘들이 쇠퇴기를 맞이했을 때는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겁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보면 젊은 시절부터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이유를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축에 덧붙여 생각해 볼 만한 접근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인생의 성장기와 성숙기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지요. 임원을 거쳐 경영진에까지 오를 수 있으면 성숙기가 길어지겠지요?

두 번째 접근법은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나옵니다. 많은 기업은 보통 제각기 다른 수명주기를 가진 제품 여러 개를 동시에 취급합니다. 그러는 한편 새로운 제품 후보들을 꾸준히 길러내지요. 이것이 바로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입니다. 우리도 인생에서 두 개 이상의 특기나 경력을 관리함으로써 인생수명주기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인생 이모작’이라고들 부르지요. 다음 회에는 기업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인생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병호(트위터 @mediapark1999)와 강문영(트위터 @moonyoungkang)은 KAIST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춘 마케팅#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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