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튀어라, 대담하게… 다시보자, 레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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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펜디’의 신제품은 지난해까지 인기몰이를 했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모델들에 비해 젊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 룩옵티컬 제공
올봄 ‘펜디’의 신제품은 지난해까지 인기몰이를 했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모델들에 비해 젊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 룩옵티컬 제공
‘일반인’과 패셔니스타의 차이는 부지런함에 있다. 패셔니스타는 늘 트렌드를 살피고, 몇 달 앞서 필요한 제품을 완비한다. 아직은 쌀쌀한 초봄. 햇볕의 구원을 받게 될 진정한 봄날을 기대하며 이들이 준비하는 첫 번째 ‘잇 아이템’은 선글라스.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신상’ 퍼레이드는 벌써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봄여름 새로운 선글라스 쇼핑을 생각할 때 명심해야 할 키워드는 ‘대담함’과 ‘복고’다.

올봄 트렌드

올 봄여름에도 여전히 광대뼈 부위까지 뒤덮을 정도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의 인기는 지속된다. 하지만 작년보다는 안경알이 작아져 광대뼈를 드러내면서 얼굴형이 또렷하게 보이는 ‘슬림핏 사이즈’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몇 해간 지속된 ‘오버사이즈’ 선글라스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세라 컬러와 패턴, 소재, 장식 등을 달리한 모델들이 등장했다.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도 매년 ‘진화’하는 셈이다.

임경록 룩옵티컬 과장은 “뿔테 프레임에 메탈이나 가죽을 믹스매치해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호피, 스트라이프 등 테 부분에 강한 프린트를 새겨 넣은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펜디의 신상 모델(왼쪽 모델 사진)은 템플(선글라스 다리) 부위에 아세테이트와 가죽, 메탈이 믹스매치된 디자인이다. 플라스틱으로만 된 테보다 좀 더 고급스럽고 독특한 느낌을 준다. 앞부분 안경테 모서리 부분에만 메탈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마이클코어스의 사각테 선글라스는 도시적인 이미지를 내기에 제격일 듯.

1950, 60년대를 연상케 하는 복고적인 모델들도 쏟아져 나왔다.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이 썼음 직한 ‘레트로 라운드’ 스타일, 1950년대 오드리 헵번, 소피아 로렌 등의 스타들이 즐겨 썼던 ‘캣 아이 선글라스’가 시선을 끈다. 안경테의 양쪽 끝 부분이 고양이 눈처럼 살짝 위로 올라간 ‘캣 아이’ 스타일은 다양한 색상으로 선보여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이브생로랑(YSL) 등의 브랜드를 통해 이런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고글처럼 선글라스 테의 윗부분이 일자형으로 이어진 ‘에이비에이터형’ 스타일도 눈에 띈다. 자칫 남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비드한 컬러의 프레임을 쓴다든지, 무늬 등에서 여성적인 요소를 녹인 제품들이 발 빠르게 선보여졌다. 올봄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한 ‘크리스찬로스’는 복고적인 프레임 윗부분에 일자 프레임을 더해 ‘에이비에이터’ 스타일과 레트로 스타일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프레임엔 큐빅문양, 다리엔 호피무늬… 화려한 스타일로 에지있게

여성 모델은 선글라스 테 부분을 화려하게 꾸민 스타일을, 남성모델은 심플하고 지적인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선보인 지안프랑코페레의 신제품 선글라스. 신세계백화점 제공
여성 모델은 선글라스 테 부분을 화려하게 꾸민 스타일을, 남성모델은 심플하고 지적인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선보인 지안프랑코페레의 신제품 선글라스. 신세계백화점 제공
선글라스가 점차 대중화되고 브랜드별로 선보이는 제품의 디자인이 대동소이하다는 불평을 적극 감안했는지, 이처럼 뭔가 좀 더 ‘에지’를 가미한 제품들이 늘어났다는 점도 트렌드로 꼽힌다. ‘크리스찬로스’는 캣 아이 스타일의 프레임에 큐빅 문양 프린트가 새겨진 모델을, 스웨덴의 ‘칩먼데이’는 키치적인 브랜드답게 무지개처럼 여러 가지 색상을 한 프레임 안에 담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진호 롯데백화점 본점 잡화팀 파트리더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디자인들이 늘어났고 실제 판매도 잘된다”며 프레임에 큐빅 자수정을 박거나, 안경다리 부분에 호피 무늬를 덧댄 화려한 스타일을 ‘강추’했다.

bcd코리아는 이에 더해 화려한 플라워프린트, 솜사탕처럼 달콤한 파스텔컬러를 트렌드로 제시했다. 타테오시안이 선보이는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는 베이비 핑크색을 접목해 소녀 같은 느낌을 낸다.

남성 선글라스는 여성과는 반대로 색과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절제한 패션 트렌드, ‘리덕셔니즘’의 영향으로 심플함을 통해 최대한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는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칼라거펠트는 아세테이트 소재에 고급스러운 호피 무늬 컬러를 입혔지만 과해 보이기보다는 세련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에르메네질도제냐 역시 보잉 스타일을 심플하게 재해석한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캐주얼과 정장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보잉 선글라스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캘빈클라인의 대표 모델처럼 스퀘어형의 얇은 메탈 소재로 만든 가벼운 프레임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칼 라거펠트 룩옵티컬 제공타테오시안 bcd코리아제공
칼 라거펠트 룩옵티컬 제공
타테오시안 bcd코리아제공

잘 고른 선글라스, 이미지 좌우

선글라스 선택 시 트렌드를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얼굴형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보는 것이다. 해당 시즌 트렌드를 줄줄이 꿴 뒤 매장을 찾았는데 직접 써보니 잘 어울리지 않아 결국 엉뚱한 모델을 사 들고 온 경험이 누구나 있을 터.

장선희 신세계백화점 잡화담당 바이어는 “캣 아이 형태는 얼굴이 둥근 사람이 쓰면 샤프해 보인다. 각진 얼굴에는 테가 독특한 스타일보다 둥글고 무난한 스타일이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정민영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각진 얼굴에는 우아한 보잉 스타일을, 둥근 얼굴은 스퀘어라운드나 ‘재키 선글라스’로 불리는 두꺼운 뿔테를, 이마가 넓고 턱이 좁은 역삼각형 얼굴에는 두꺼운 테의 타원형 프레임을 추천했다.

각 선글라스 유통 전문업체 관계자들이 얼굴형별로 추천하는 모델도 크게 다르지 않다. bcd코리아가 얼굴 형별로 추천하는 모델들을 종합해 보면 트렌드에도 맞고 얼굴형에도 맞는 스타일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둥근형=광대뼈가 넓고 이마와 턱이 좁은 얼굴형이라 통통해 보일 수 있음. 아랫부분이 각진 프레임이나 옆으로 긴 스타일을 추천.

역삼각형=이지적이지만 차가운 느낌이 강한 만큼 날카로운 느낌을 덜기 위해 크기가 큰 둥근 프레임이 적합. 시선을 분산시켜 뾰족한 턱과 넓은 이마를 커버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 끝이 올라간 캣 아이 스타일이나 윗변이 날카로운 스타일은 피할 것.

사각형=고집스럽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각 프레임보다는 모서리가 부드럽게 처리된 것이 잘 어울림. 각진 얼굴 윤곽이 더 두드러질 수 있는 만큼 원형보다는 타원형이 적합. 옆 라인에 시선이 가면 얼굴이 더 각져 보일 수 있으므로 안경다리 부분에 장식이 있는 프레임은 피하는 것이 좋음.

긴 형=각진 프레임은 딱딱한 느낌을 주므로 끝이 둥글게 처리된 스타일 추천. 타원형에 가까운 사각 프레임 선글라스는 인상을 또렷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음.

룩옵티컬이 추천하는 피부색에 맞는 스타일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하얀 피부=원색이 잘 어울림. 특히 보라색 렌즈에 밝은 원색 테를 사용하면 하얀 피부가 더 깨끗해 보임. 민트나 시원한 느낌의 블루 계열 선글라스는 귀여운 느낌을 낼 수 있음.

노란 피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노란 피부에는 튀거나 화려한 컬러보다는 브라운 계열이 적합. 피부를 밝아 보이게 하면서도 시크하기 때문. 피부 톤보다 약간 어두운 다크브라운은 노란 피부 톤을 분위기 있게 밝혀줘 고급스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함께 낼 수 있음.

까무잡잡한 피부=블랙 컬러가 섹시한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 선글라스 테는 밝은 색보다는 진한 색, 스퀘어 타입보다는 전체적으로 둥근 스타일을 택해야 부드러운 느낌을 낼 수 있음. 카키톤 선글라스 역시 까무잡잡한 피부를 고급스럽게 연출하는 데 도움을 줌.

선글라스는 ‘포스’를 낼 수 있는 존재감이 강한 패션 아이템이다. ‘잘 고른 선글라스 하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선글라스 업계의 ‘표어’가 과장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올봄, 옷차림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글라스 선택에 각별히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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