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59>昔者에 孔子가 沒커시늘 三年之外에 門人이 治任將歸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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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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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陳相(진상)이 스승 陳良(진량)을 배반하고 許行(허행)을 따라 배운다고 꾸짖고, 옛날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별세 후에 행한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沒은 사람이 죽는 것을 말한다. 歿이란 글자와 통하여 단순히 죽는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하고, 수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음을 맞이한다는 壽終(수종) 혹은 善終(선종)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三年之外는 ‘삼 년 뒤’란 말이다. 부모의 喪(상)에는 삼 년 동안 喪服(상복)을 입게 되어 있다. 스승의 상에는 상복을 입지는 않지만 삼 년간의 喪期(상기) 동안 마음속에 애도의 뜻을 지니는 心喪(심상)을 행했다. 심지어 삼 년간의 상기 동안 스승의 묘를 돌보기도 했다. 治任의 任은 擔(담)과 같아서, 메는 짐을 말한다. 揖(읍)은 가슴팍에 두 손을 마주하여 절하는 예법이다. 相嚮은 서로 마주한다는 뜻으로, 嚮의 옛 글자가 向이다. 失聲은 너무 슬퍼하여 목이 쉬어서 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

‘禮記(예기)’ ‘檀弓(단궁)·상’에 보면 ‘事師無犯無隱(사사무범무은) 左右就養無方(좌우취양무방), 服勤至死(복근지사) 心喪三年(심상삼년)’이라는 말이 있다. 스승을 섬김에 있어서는 분명하게 간하는 일도 없고 완곡하게 간하는 일도 없으며, 좌우에서 모시면서 봉양을 하되 한도가 없이 한다. 그리고 스승을 위해 근로하여 스승이 돌아가실 때까지 그렇게 하며, 스승이 돌아가시면 삼 년 동안 心喪을 행한다는 뜻이다.

韓愈(한유)가 말했듯이 스승이란 제자를 위해 傳道(전도), 授業(수업), 解惑(해혹)의 일을 맡아 하는 존재다. 다시 말해 스승은 제자에게 인생의 큰 이념을 전하거나, 평생 직업으로 삼을 일의 기술을 전수하거나, 그것이 아니면 최소한 전공과 관련된 의문을 풀어주어야 한다. 그런 일을 하지 못하면서 心喪三年을 들먹여서는 안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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