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오지 봉사단이 美로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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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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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닮은 어떤 나라/데일 마하리지 글, 마이클 윌리엄슨 사진·김훈 옮김/536쪽·2만5000원·여름언덕

남자가 혈액센터로 들어갔다. 피를 뽑아 팔고, 남자에게는 7달러가 생겼다. 전 재산 58센트뿐인 그는 이 돈을 ‘황금’이라 불렀다. 1980년대 미국 미시시피 주에서다.

오지 진료 자원봉사단이 왔다. 이들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밤이 깊어도 줄이 줄어들 줄 몰랐다. 3500명이 모였다. 이 단체는 최근까지 제3세계 극빈층 환자를 돌봤다. 지구촌 오지를 누볐던 이들이 지금 와 있는 곳은 2010년 미국 버지니아 주다.

작가이자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부교수인 데일 마하리지와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 마이클 윌리엄슨이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극빈층을 취재해 쓴 논픽션이다. 한 지방지에서 만난 이들은 산업공동화의 결과로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작업이 30년이 넘도록 지속될 줄은 그들 자신도 몰랐다.

책에는 취재원과 30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장이 실직한 뒤 늪지 옆에서 텐트 생활을 하던 가족이다. 텐트에서 자다 온몸이 모기에게 물려 학교에서 전염병을 의심받던 아이들은 이제 40대가 됐다. 이들의 삶은 부모보다 나아졌을까? 장남인 매튜는 주 방위군으로 일하지만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25년간 일한 선배 군인들은 퇴직 압력을 받고 있다. 작가는 묻는다. “1983년보다 지금이 더 나쁜가요?” 매튜는 말한다. “더 배우고 소득이 높은 계층도 무너지고 있어요.”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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