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42>故로 曰或勞心하며 或勞力이니 勞心者는 治人하고 勞力者는…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治於人이라 하니 治於人者는 食人하고 治人者는 食於人이 天下之通義也니라

이 단락에서 맹자는 정치사회 구성론의 핵심 주장을 밝혔다. 許行은 군주가 백성과 함께 밭을 갈고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맹자는 정치를 하는 大人과 농업이나 기술에 종사하는 小人은 직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마다 자신의 생필품을 모두 만들어 쓸 수가 없기에 交易을 해야 하듯 大人과 小人은 상호보완 관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曰 이하는 古語를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그 古語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다. 당나라 때 ‘正義’는 ‘或勞心, 或勞力’만을 고어로 보았다. ‘춘추좌씨전’에서도 이 두 구절을 옛말로 인용했다. 주자(주희)는 ‘勞力者治於人’까지를 고어로 보았다. 교정청의 언해본은 주자의 설을 따랐다. 여기서도 주자의 설을 따른다. 하지만 金長生 등은 ‘治人者食於人’까지의 29자를 고어로 보았다.

治人은 남을 다스림, 治於人은 남에게 다스려짐이다. 食人은 남을 먹여줌, 食於人은 남에게 얻어먹음이다. ‘동사+於+인칭명사’의 짜임은 ‘∼에게 ∼함을 입는다(당한다)’는 뜻의 피동구문이다. 食人이란 물건을 생산하고 조세를 납부하여 윗자리의 사람에게 옷과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天下之通義는 천하의 어디에 가더라도 通用(통용)되는 도리라는 뜻이다.

맹자는 勞心者와 勞力者를 구별했지만 반드시 신분이나 직업에 貴賤(귀천)의 차별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맹자는 생산을 담당하는 계층과 정치를 담당하는 계층이 각기 맡은 일을 행하면서 서로 조화하여야 국가사회가 제대로 기능하게 된다고 보았던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