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해전-왜성전투-남해도 소탕작전 ‘생생’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립중앙박물관, 임진왜란 전투 그린 병풍 ‘정왜기공도병’ 英서 구입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 순천 왜성전투, 남해도 소탕작전 등 임진왜란 정유재란 중 여러 전투의 그림을 담은 병풍 ‘정왜기공도병(征倭紀功圖屛)’이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말 영국의 고미술상으로부터 이 병풍을 구입해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풍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종군 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정왜기공도권(征倭紀功圖卷)’을 바탕으로 그린 것으로 분석된다.

가로 6폭으로 구성된 이 병풍의 그림들에는 명나라의 시각이 담겼다. 정유재란 마지막 해인 1598년 11월에 벌어진 노량해전 등을 명 제독 유정(劉綎) 휘하의 육상군과 조선 수군통제사 이순신, 명 수군제독 진린(陳璘)의 연합군 합동작전으로 그리고 있다. 병풍의 오른쪽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렸으며 전투도 외에 임진왜란을 끝내고 명나라 장수들이 베이징으로 돌아와 황제에게 전쟁 결과를 보고하는 장면, 임진왜란 당시 전사한 장수들을 기리는 베이징과 한양의 풍경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 병풍은 정왜기공도권을 저본으로 19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저본이 된 정왜기공도권의 존재는 1974년 미국 컬럼비아대 게리 레드야드 교수가 처음 알렸다. 당시 그는 그림의 일부분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원본의 소장처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다. 정왜기공도권은 임진왜란에 종군한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인 데다 그림의 내용이 사실적이어서 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병풍은 원래 12폭으로, 박물관이 입수한 그림보다 앞선 상황들을 담고 있는 나머지 6폭의 그림은 스웨덴 스톡홀름 극동아시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알려진 임진왜란 관련 회화는 한국의 ‘부산진순절도’와 ‘동래부순절도’, 일본의 ‘조선군진도병’ 정도로 매우 희소하다”며 “이번 병풍 발굴을 계기로 한중일 삼국의 임진왜란 회화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