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찾는 공정사회의 조건과 과제]4차 세미나: 미디어와 공정성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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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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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인 미디어시대… 공정성 더 중요해져”
사회통합위원회-경제·인문사회연구회-동아일보 공동주최 세미나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함께 찾는 공정사회의 조건과 과제’ 4차 세미나. 참석자들이 미디어의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함께 찾는 공정사회의 조건과 과제’ 4차 세미나. 참석자들이 미디어의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송석구)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박진근), 동아일보사가 진행하는 연중 세미나 ‘함께 찾는 공정사회의 조건과 과제’의 마지막 4차 행사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사회 각계의 의견을 모아 ‘공정’과 ‘정의’의 한국적 의미와 가치를 살피고 그 실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연중 세미나는 1차 ‘한국적 공정사회론의 빛과 그림자’(4월 15일), 2차 ‘공정한 한국경제를 위하여’(6월 23일), 3차 ‘공정한 사회의 국가와 정치’(9월 21일)로 이어졌다. 보수, 중도, 진보 등 다양한 이념적 정체성을 지닌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모여 공정, 공평, 상생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이념적 균열과 갈등을 점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합의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한 자리였다.

이번 4차 세미나의 주제는 ‘미디어와 공정성 지표’. 이병혜 명지대 교수와 허태회 선문대 교수가 발표를 맡고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권상희 성균관대 교수, 안형기 건국대 교수,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이 토론을 펼쳤다. 사회는 이재교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위원(변호사)이 맡았다.

‘미디어 공정성 확립을 위한 조건과 실천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이병혜 교수는 “스마트폰을 통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열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오늘날 미디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던 과거와 달리 개인이나 특정 계층을 겨냥할 수 있어 그 영향력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미디어의 공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미디어 공정성의 조건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를 통해 얻은 지식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미디어 공정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며 △공중이 미디어에 자유롭게 접근해 의견을 낼 수 있는 미디어 액세스권을 확대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의 발표에 대해 권상희 교수는 “지난해 인터넷 카페를 주축으로 불거진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설에서 보듯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 인터넷에서 여론과 이슈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인터넷 역시 미디어로서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 교수는 “다음 달 종합편성채널 4사가 출범하면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방송의 공익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허태회 교수는 ‘공정성 지표와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정치, 행정, 경제, 사회복지 및 조세정책 분야 등의 공정성 지표를 분석했다. 허 교수는 “공정성과 관련된 통계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부족하고, 기존의 지표를 활용한 경험적 연구나 분석도 적으며 경제적 불공평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의 분석에 대해 이현출 팀장은 “국민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지 않거나 반칙과 특권으로 이익을 얻는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불공정한 제도와 문화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지표를 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형기 교수는 “공정성의 실천 과정에서 사회 전체가 나눠야 할 파이의 크기가 축소될 우려도 있다”며 “공정의 추상적 개념보다 실증적 지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종합토론… 10개 컨센서스 발표 ▼

4차 세미나가 끝난 뒤 ‘공정·공평·상생 사회를 위한 컨센서스 2011’을 주제로 1∼4차 세미나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모여 그동안의 세미나를 정리하고 10가지 컨센서스를 발표했다.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토론에서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함께 실천해야 할 합의문을 도출해낸 것이다.

이 종합토론회에서는 김민전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위원(경희대 교수)이 사회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발표를 맡았다. 김 소장은 “정의는 안보와 더불어 국가와 정치의 본령”이라며 “철도, 도로, 공항, 항만 등이 국가의 물질적 인프라라면 공정사회는 정권을 초월한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사회통합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공정한 사회’는 정권을 초월한 헌법적 가치” 등 10가지 컨센서스를 담아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종합토론회의 참가자들은 컨센서스와 관련해 사회지도층부터 공정성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교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위원(변호사)은 “우리 사회에서 가진 자와 권력자들부터 법을 잘 지키지 않아 사회적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국정 이념으로 ‘공정사회’를 제시했지만 이를 정권 스스로 실천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은 냉소적으로 반응한다”며 “대통령과 정계부터 공정사회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10가지 컨센서스 ::


● ‘공정한 사회’는 정권을 초월한 헌법적 가치
●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고 패자부활전이 이뤄지도록 사회경제적 약자 보호
● 미디어의 공정성 확보와 정치제도의 합리화
●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불공정을 타파하기 위한 법과 제도 마련
●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집행의 공정성 확립
● 조세정의와 재정건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수립
● 시장 실패를 줄이고 경쟁력이 약한 산업의 종사자 보호
● 차기 국회와 정부의 경제적 공정사회 건설 노력
●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철학 가치 제도 관행 등 제반 질서에 대한 총체적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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