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이 연출한 판소리 ‘수궁가’ 어떤 소리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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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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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판소리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를 독일인이 연출하면 어떻게 될까.

독일 출신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와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이 손잡고 만든 세계 최초의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가 8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창극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국립창극단 유영대 예술감독과 독일 오페라 연출가가 보여줄 판소리 오페라의 핵심은 유럽식 연출과 한국 전통음악의 어울림. 우리 고유의 판소리가 외국인의 관점에서 어떻게 재탄생할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의 작·편곡은 국립창극단 음악감독 이용탁이 맡았다. 이용탁 감독은 “독일 기법의 새로운 오페라식 창극이 될지, 판소리의 현대화가 어디까지 가능할지, 새로운 소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패턴에서 또 한번의 새로운 현대적 기법을 가미해 전통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잘 이룰지, 그리고 이런 기법이 이번 작품의 연출 컨셉과 얼마나 잘 어우러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아힘 프라이어는 처음 판소리를 접했을 때 “마치 터키 수도승들의 노래나 시칠리아의 민요 등과 같이 세계 여러 문화와 통할 수 있는 보편성에 감동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음악극이 점점 뮤지컬화 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벗어나 판소리 오페라를 추구하고자 한다”며 수궁가의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용탁 감독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연출가의 의도와 창극이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이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연습과정에서 연출가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해 수정을 거듭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라는 점이 많은 부담이 됐지만 이런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 우리의 판소리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됐으면 좋겠다”며 “한국적인 소재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는 유영대 예술감독과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이뤄낸 협업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의 주요 스텝은 작·편곡과 지휘에 이용탁, 객원지휘 임상규. 작창에 안숙선. 안무에 이현주 등이 참여했다.

수궁가는 9월8~11일 해오름극장에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연된다. 이어 12월 독일로 건너가 22~23일 부퍼탈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부퍼탈 공연은 독일공영방송(WDR)에서 촬영예약을 마쳤을 만큼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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