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넘는 ‘건반의 별’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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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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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한동일부터 ‘샛별’ 조성진까지 12명, 피아노 페스티벌

피아니스트 한동일 씨(70)는 1954년 6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미군 공군기를 타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집에 피아노가 없어 한 시간가량 전차를 타고 아버지의 지인 집에 가서 피아노를 연습하던 그는 미군 행사에서 연주한 것을 계기로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1965년 레벤트리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해 ‘국제 음악 콩쿠르 첫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서울예고에 다니는 조성진 군(17)은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결선에 진출했다. 어린시절 바이올린 피아노 그림 수영 도예 등을 배우다 자연스럽게 피아노에 관심이 모아졌다. 중학생 때 모스크바 청소년 쇼팽 콩쿠르,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세대 피아니스트인 한 씨부터 10대인 조 군까지 쟁쟁한 스타 피아니스트 12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피아노 페스티벌이 열린다. 13∼20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지는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 신수정(69) 이경숙 씨(67)부터 김영호(55) 김대진(49) 백혜선(46) 박종훈(42) 조재혁(41) 박종화(36) 임동혁 씨(27)를 거쳐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 준우승에 오른 손열음 씨(25)도 출연한다.

이 페스티벌의 김대진 예술감독이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김 감독은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떨친 한국 피아니스트가 많지만 그동안 국내에 피아노 페스티벌이 없었다”면서 “페스티벌의 막이 내릴 때 관객들이 ‘우리 피아니스트들이 이렇게 훌륭하구나’하고 감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 페스티벌을 국제적인 음악제로 키울 계획이다.

피아노를 접하게 된 환경은 격세지감이 느껴지지만 음악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다.

“손열음 조성진과 40∼50년 차이가 나지만 세대를 넘어 음악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입니다.”(한동일), “어렸을 때 ‘한국의 음악가’라는 책에서 한동일 신수정 선생님 이야기를 읽으면서 꿈을 키웠어요. 같은 무대에 서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꿈만 같아요.”(손열음).

13일 오프닝콘서트를 시작으로 14일 임동혁 리사이틀, 16일 백혜선 리사이틀, 18일 조성진 리사이틀, 19일 피스 콘서트, 20일 피날레파크 콘서트가 열린다. 1만∼4만 원. 031-230-3440∼2조

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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