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50>何謂知言이니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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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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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제자 공손추에게, 意志(의지)는 지극한 것이고 氣는 그 다음이므로 사람은 마땅히 의지를 공경히 지켜야 하지만 기를 기르는 일도 극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공손추는 부동심과 관련하여 맹자에게 어떤 점이 장점이냐고 물었다. 맹자는 知言(지언·말을 앎)과 善養浩然之氣(선양호연지기·호연지기를 잘 기름)의 두 가지가 장점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공손추는 호연지기란 무엇인지 물었다. 맹자는 知言과 善養浩然之氣의 순서로 말했지만, 위에서 막 志(지)와 氣(기)의 문제를 논했기 때문에 그것을 이어서 공손추는 호연지기에 대해 먼저 질문을 하고 知言에 대해서는 뒤로 돌렸다. 맹자는 그 질문에 대답하여, 浩然之氣를 기를 때는 행동마다 義를 실천함으로써 義를 차츰차츰 축적하여 나가는 集義(집의)를 중시하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맹자가 호연지기에 대한 설명을 마쳤을 때, 공손추는 知言이란 무엇을 뜻하는지 물었다.

何謂知言은 ‘무엇을 일러 知言이라 하는가?’란 말로, 어떤 개념을 정의하기를 청하는 질문의 어법이다. ‘피辭에 知其所蔽’라는 것은, 상대방이 편벽된 말을 하면 그 말이 가려져 있음을 안다는 뜻이다. 맹자는 피辭(피사·편벽된 말), 淫辭(음사·방탕한 말), 邪辭(사사·간사한 말), 遁辭(둔사·도피하는 말) 등 담론상의 네 가지 병통을 열거하고 자신은 그 각각을 통찰하는 식견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부분은 어법상 같은 짜임을 연결하는 類句法(유구법)의 수사형식을 사용했다.

맹자가 열거한 담론상의 네 병통은 현대의 언어수사학에서도 참고로 할 분류이다. 담론은 전달 내용과 방식, 발화 상황과 맥락이 모두 중요하기에 맹자의 식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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