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35>昔者에 曾子謂子襄曰子好勇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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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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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北宮유(북궁유)와 孟施舍(맹시사)의 養勇(양용·용기를 기름)을 예시하고, 氣象(기상)만을 본다면 북궁유는 子夏(자하)와 유사하고 맹시사는 曾子(증자)와 유사하다고 했다. 북궁유는 자신에 대한 惡聲(악성·험담)이 이르러 오면 상대가 제후라 해도 반드시 보복을 했다. 맹시사는 이기지 못할 상황을 보더라도 이길 것 같이 여겨 어느 상황이든 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곧 북궁유는 남과 對敵(대적)하기에 힘쓴 데 비해 맹시사는 자신을 지키기를 오로지 했다. 맹자는 두 사람의 지킴을 보면 맹시사의 경우가 要約(요약)을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어서 맹자는 지난날 曾子(증자)가 자신의 제자 子襄(자양)에게 大勇에 대해 가르친 내용을 인용하여, 증자가 지킨 바가 어떠했는지 부연했다.

昔者(석자)는 ‘지난날’이란 뜻이다. 子好勇乎의 子는 제자를 부르는 2인칭이고, 乎는 의문종결사이다. 吾嘗聞大勇於夫子矣의 吾는 증자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 夫子는 증자의 선생님인 공자를 가리킨다. 自反而不縮은 ‘스스로를 돌이켜서 정직하지 않으면’으로, 縮(축)은 直(직)의 뜻이다. 褐寬博(갈관박)은 허름한 옷차림을 말하는데, 천한 사람을 비유한다. 吾不췌焉(오불췌언)은 언해본에서는 ‘내가 상대방을 두렵게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보았으나, 주자(주희) 등의 설에 따르면 ‘내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반어이다. 췌(췌)는 恐懼(공구·두려워함)의 뜻이다.

공자와 증자의 大勇은 自反而縮(자반이축)을 기저에 둔다. 스스로를 반성해서 정직함을 확신할 때 千萬人이나 되는 상대라 해도 당당하게 對敵(대적)할 수 있는 것이 大勇인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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