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우리문화재, 독일 곳곳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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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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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소장 명품 116점… 26일부터 4개도시 순회전

쾰른동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한 고려시대 수월관음도.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왼쪽) ,베를린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나전칠기함(오른쪽)
쾰른동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한 고려시대 수월관음도.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왼쪽) ,베를린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나전칠기함(오른쪽)
독일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독일 순회전이 열린다. 각종 해외교류 사업을 추진해온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은 독일 10개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한국 고미술품들을 전시하는 ‘한국의 재발견-독일 박물관 소장 한국의 보물’ 특별 순회전을 개최한다. 26일 쾰른을 시작으로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를 돌며 2013년 2월 17일까지 23개월간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유물들은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마인츠 등 8개 도시의 박물관 10곳에서 찾은 6000여 점의 한국 문화재 가운데 엄선한 116점이다. 독일 전역 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대규모 한국 문화재 전시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시대별로는 조선시대 75점, 고려시대 34점, 삼국시대 7점. 종류는 고지도, 서화, 인쇄물, 공예품 등으로 다양하다. 재단은 20개월 동안 독일 전역 박물관을 돌며 기관장과 큐레이터들의 도움을 받아 작품 목록을 완성했다.

민속품이 대부분이지만 수준 높은 작품들도 적지 않다. ‘고려 수월관음도’는 쾰른동아시아미술관 창립자인 아돌프 피셔가 1901년 대한제국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작품으로, 관음보살이 쓰고 있는 천을 투명하게 표현하는 등 고려 불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파게오르크 폰 렌도르프의 개인 소장품으로 베를린민속학박물관이 사들여 보관하고 있던 조선시대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회화 시리즈는 지역풍습과 전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그림이다. 이 밖에 ‘서원아집도’(1794년)와 ‘대동여지도’(1861년), 고려청자, 조선백자, 자개칠기 제품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독일 내 한국 문화재는 총 1만770점.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우리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문화재를 2000점 이상 소장하고 있는 베를린인류학박물관, 함부르크민속박물관이 단 한 점의 한국 문화재도 전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전시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국제교류재단 베를린사무소의 민영준 소장은 이번 전시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독일은 보유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 규모가 유럽 국가 중 최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예술 전문가가 거의 없다. 이번에 독일어와 영어 전시도록을 준비하면서 현지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직접 소장품을 연구하고 집필에 참여했기 때문에 독일에서 한국 전통미술을 연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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