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좌 ‘아트앤스터디’ 개설 10년 만에 회원 수 20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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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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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삶의 오아시스 무해한 ‘사이버 중독’ 즐겨”

《“매일 일하고 먹고 자고 가족을 부양하는 일상 속에서 ‘나’를 찾기 힘들었다. 무언가 나를 나답게 해줄 수 있는 생각의 공간이 필요했을 때 인문학 온라인 강좌가 희망의 빛이 되었다.” 2009년부터 아트앤스터디(www.artnstudy.com)를 통해 문학 강좌 등을 수강하고 있는 회사원 이윤구 씨(29)는 “나는 ‘해롭지 않은 중독’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인문학 온라인 강좌 덕분에 활력을 얻었고 거의 매일 한 시간씩 인문학 강좌를 챙겨 듣게 됐다. 인문학 강좌를 찾기 힘들었던 지방(울산)에서 생활을 꾸리고 있기에 그에게 온라인 강좌는 더욱 고마운 존재였다.》

대표적인 온라인 인문학 강좌 사이트 아트앤스터디가 올해로 개설 10주년을 맞았다. 개설 첫해인 2001년 말 2700여 명이었던 회원은 10년 만인 올해 초 5만6900여 명으로 20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 대부분이 강좌를 수강한 유료회원이다. 아트앤스터디의 회원 성향과 강좌의 변화 등을 통해 우리 사회 저류에 흐르고 있는 인문학 수요를 들여다봤다.

회원의 증가와 함께 강좌도 꾸준히 늘었다. 개설 초기 문학 중심으로 20개이던 강좌 수는 현재 249개에 달한다. 철학입문 43개, 서양철학 65개, 동양철학 30개, 미학 20개, 고전·신화 19개, 문화일반 14개, 미술 13개, 영화 10개, 시 8개, 소설 8개로 다양해졌다. 아트앤스터디에서 ‘영화로 철학하기’를 강연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정여울 씨는 “심도가 다른 다양한 강좌가 축적돼 있어 대중이 보다 심화된 인문학 공부를 하도록 도와준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인문학 강좌에 장년층이 많은 것과 달리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에는 젊은층이 많다. 10년간 가입한 회원을 연령별로 분석해 보면 30대가 33%로 가장 많고 40대 26%, 20대 25%, 50대 이상 16% 순이었다. 남성 대 여성의 비율은 47% 대 53%로 여성이 조금 더 많았다.

인문학 강좌에 대한 선호는 생애 단계별로 그 무늬가 달랐다. 50대 이상에서는 고전·신화, 음악, 미술, 영화 등을 강의하는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선호(43%)가 철학(42%)이나 문학(15%)을 앞질렀다. 40대에서는 시나 소설 등 문학에 대한 관심(32%)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0∼30대는 철학을 선호했다(10대 78%, 20대 59%, 30대 72%). 10년째 회원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원 이장희 씨(31)는 “철학 강좌는 광고 문안(카피)을 만드는 업무에도 많은 영감을 준다”며 “인문학은 내 삶의 오아시스”라고 말했다.

시기별로는 2004∼2005년, 2009∼2010년에 회원이 크게 증가했다. 현준만 아트앤스터디 대표는 “2004년경에는 오프라인 강좌기관인 철학아카데미와 제휴해 철학분야 콘텐츠를 대폭 늘린 것이 대중들의 공부 욕심과 맞아떨어졌고, 최근에는 ‘인문경영’ 등과 같이 사회 전반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회원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아트앤스터디는 올해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문학 강좌 수강을 좀 더 편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인문학 수강은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 강좌로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인문학 강좌의 핵심인 토론에 제약이 있기 때문. 아트앤스터디는 2009년부터 ‘인문 숲’이라는 오프라인 강좌를 운영하면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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