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김선희 교수 안무지도 올해 10년 “한국 이끌 무용수 배출해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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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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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인어공주’, ‘백조의 호수’를 꿈꾸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연습실에서 김선희 한예종 교수가 10주년을 맞은 창작발레 ‘인어공주’의 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연습실에서 김선희 한예종 교수가 10주년을 맞은 창작발레 ‘인어공주’의 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왜 그래? 아파?” “발톱이 반쯤 없어져서요….” “괜찮아? (토슈즈) 벗고 할래?” “아뇨, 괜찮아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107호 연습실. 무용수 한 명이 다리를 끌며 거울 앞으로 나오자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걱정스레 말을 걸었다. 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때뿐. 음악이 흐르고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발 모아야지!” “손끝!” “5번 자세!” “미소도 테크닉이죠! 테크닉 해야지!”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김 교수가 안무해 2001년 초연된 뒤 올해 10주년을 맞는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 연습 현장이다.

주요 배역 캐스팅이 화려하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현웅, 작년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 시니어 부문 우승자 박세은 김명규, 작년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주역으로 데뷔한 이은원, 역시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호두까기 인형’ 주역을 맡은 이용정 이동탁…. 공통점은 김 교수의 제자라는 점이다.

김 교수의 입에서는 무용수들의 ‘과거’가 술술 흘러나왔다. “현웅이가 첫 공연 때 왕자였어요. 잘해서가 아니라 못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켰죠. 더 높은 과제를 주고 채워나갈 수 있게요. 은원이는 10년 전 첫 공연 때 초등학생이었는데 저 뒤에 있는 해파리 역할을 했어요. 올해는 인어공주로 나와요.”

이현준(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한서혜(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김기민 채지영(2010년 바르나콩쿠르 주니어 우승) 등 이 작품을 거쳐간 무용수 중에는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거나 프로 발레단의 주역급으로 발돋움한 주인공이 수두룩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무용수들을 배출해온 공연”이라는 김 교수의 10주년 소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동명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아동, 청소년 대상의 작품으로 새우와 주꾸미 같은 바닷속 생물을 표현한 동작, 마술을 동원한 연출이 흥미롭다. 그중에도 김 교수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고전발레 레퍼토리에 필적하는 예술성과 품격”이다. 고전발레의 기본기를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어공주’를 위한 음악과 무대, 의상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올해는 안규철 한예종 교수가 무대미술을 맡아 한층 품격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지휘자 김훈태 씨가 한예종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음악을 연주한다.

“어떤 면에서 한국 발레는 요즘 세계 최고예요. 하지만 콩쿠르에서 상을 타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그 뛰어난 무용수들을 데리고 어떤 작품을 하느냐죠. ‘인어공주’가 계속 무대에 오르며 점점 나아진다면 50년, 60년 뒤에는 ‘백조의 호수’같이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용수들이 이런 창작발레 무대에 서며 그런 꿈을 꾸길 바라요.” 21∼23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만∼7만 원. 02-3216-1185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허찬미 인턴기자 서울대 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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