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본설계 마쳐… 2012년말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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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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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친부 건물 제자리 옮기고, 지하엔 전시공간 꾸미기로

올 한 해 미술계 최대 이슈의 하나였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 사업. 종친부 이전 복원과 기무사 본관 건물 보존을 놓고 미술계와 문화재계가 논란을 빚기도 했던 서울관이 최근 기본설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종친부 복원과 활용 방안도 결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관이 들어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기무사 터에서는 기존 건물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2011년 3월까지 기무사 신관, 서울지구병원, 병사 숙소 등을 모두 철거하고 2012년 말까지 건물 신축과 종친부 이전 복원 등의 공사를 완료한다.

서울관 설계의 주요 방향은 △경복궁 한옥마을 종친부 등 주변 전통 경관과의 조화 △4개의 마당을 중심으로 출입이 자유로운 열린 미술관 △미술 전시보다는 휴식을 중시하는 편안한 미술관. 설계를 맡은 민현준 홍익대 교수는 “있는 듯 없는 듯한 미술관, 미술관 건물 자체보다는 주변을 부각시키는 미술관으로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전 복원하는 종친부 건물 2개동과 신축 건물 7개동으로 구성된다. 지하는 하나로 연결된다. 지하 3층, 지상 3층으로 건물 높이는 경복궁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12m로 제한한다.

가장 큰 관심사인 종친부 건물은 이전 복원하되 지하에 전시공간을 함께 꾸미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종친부는 조선시대 왕가의 종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관청. 원래 기무사터에 있었으나 1981년 신군부가 보안사령부 테니스장을 건설하면서 지금의 정독도서관 경내로 옮겨 놓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재청과 합의해 2011년 2월까지 종친부 건물의 주춧돌 등 유구(遺構·건물의 흔적)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곳 지하에 미술공간을 신축한 뒤 그 위로 유구를 다시 옮기고 종친부 건물을 이전 복원하게 된다. 종친부 이전 복원으로 전시공간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던 미술계로서는 전시 공간도 확보하고 종친부도 살리게 된 것이다. 옛 기무사 본관 건물 전면은 보존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거대한 건물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건물들이 곳곳에 배치되고 사이사이 널찍한 마당이 위치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강승완 서울관팀장은 “마당과 공원을 먼저 배치하고 남는 공간에 전시 교육 등의 미술공간을 배치한다고 봐도 좋다”고 전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종친부 앞마당은 서울관의 중심 공간. 이곳에서는 공연과 같은 재미있는 이벤트가 가능하다. 좌석을 설치할 수도 있고 좌석을 바닥에 감출 수도 있는 가변적인 공간으로 꾸민다.

통상 미술관은 경내로 들어서는 문이 하나지만 서울관은 여러개를 만들기로 했다. 서쪽 경복궁길, 북쪽 북촌길, 동쪽 감고당길에 문을 만들어 미술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민 교수는 “동서남북 사방에서 보아도 모두 정면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경복궁길 북촌길 등 주변을 향해 늘 열려있는 공간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관에는 전통적인 개념의 갤러리 일곱 곳,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워크숍 프로젝트 갤러리 두 곳이 들어선다. 프로젝트 갤러리는 미래지향적 실험적인 작업과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 1층에 마련된 이곳은 벽을 유리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작가의 작업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휴식공간에도 역점을 둔다. 강 서울관팀장은 “좋은 자리에는 먼저 휴식공간을 만들 것이다. 경복궁이 보이는 2, 3층에 레스토랑을 만들고 카페에서는 종친부 건물이 보이도록 하겠다. 미술품을 보러 와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차 마시러 왔다가 미술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레스토랑과 지하 주차장에도 작품을 전시해 갤러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도서관 아카이브, 영화관 등도 들어선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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