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27>是故로 明君이 制民之産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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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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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宣王(선왕)과의 대화에서 맹자는, 일반 백성은 恒産(항산)이 없으면 恒心(항심)을 지니지 못해 放蕩(방탕) 偏僻(편벽) 邪惡(사악) 奢侈(사치)의 악행을 저지르다 결국 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라 나라에서 형벌을 가하는 것은 罔民(망민·백성을 그물질함)의 짓이라고 비판했다. 거꾸로 현명한 군주는 먼저 백성의 생업을 제정하여 가족 단위의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만들어주고 백성을 啓導(계도)하여 善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강조했다.

使仰足以事父母에서 使의 목적어는 民인데 생략되어 있다. 俯足以畜妻子에서는 使가 생략되었다. 仰足以事父母와 俯足以畜妻子는 짜임이 같다. 畜은 동사이다. 樂歲는 풍年(풍년)으로, 뒤의 凶年과 대비된다. 終身은 일 년 내내라는 뜻을 나타낸다. 免於死亡의 於는 동사 免의 목적어 死亡을 이끌어온다. 驅而之善의 之는 동사로 ‘가게 한다’는 뜻이다. 民之從之也輕에서 앞의 之는 종속문 속의 주어 民과 동사구 從之를 연결한다. 從之의 之는 문맥상 군주의 명령을 가리킨다. 也는 어떤 사안을 주제화하는 기능을 하는데, 흔히 주격처럼 풀이한다.

맹자는 민주주의 사상을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백성의 물질적 기반과 도덕적 자율성을 모두 중시했다. 오늘날의 정치도 시민의 물질적 조건을 안정시키는 制産(제산)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민 개개인이 인격 주체로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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