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淸과 맞섰던 베트남 황실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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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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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유물 특별전

베트남 황태자의 상징물로 제작된 보좌. 사진 제공 국립고궁박물관
베트남 황태자의 상징물로 제작된 보좌. 사진 제공 국립고궁박물관
전체를 붉게 칠하고 장식 무늬 부분에 금칠을 한 화려한 목제 의자, 세밀하게 모란당초무늬와 용·봉황·기린 무늬 등을 조각한 은제합, 금칠한 나뭇가지에 옥과 산호 등을 달아 장식한 분재 장식….

베트남 최초로 완전한 남북통합을 이뤘고, 베트남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한 왕조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내년 2월 6일까지 특별전 ‘베트남 마지막 황실의 보물’을 열고 응우옌 왕조(1802∼1945) 황태자의 보좌(寶座)와 향로, 은제합 등 유물 81건 165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청이 2006년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와 교류 협력 약정을 맺고 추진해온 문화교류 협력의 결실.

응우옌 왕조는 1802년 베트남 중부 지역인 후에에 터를 잡아 ‘비엣남(越南)’이었던 국호를 ‘다이남(大南)’으로 바꾸고 중국 청나라와 대등한 황제국가임을 자부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제국주의 침략을 받고 프랑스의 식민지가 된 뒤 1945년 몰락했다.

유물을 둘러보면 중국의 영향을 받았어도 베트남의 고유문화를 드러낸 점이 눈에 띈다. 먼저 황제의 용포. 청 황실의 복식과 같이 용을 수놓은 황포(黃布)지만 머리에 두르는 터번은 베트남 고유의 복식이다. 중국에서 주문 제작해 수입한 분채자기는 1m에 달하는 높이와 형태, 유약색이 모두 청 말기의 자기와 비슷하지만 모란과 공작무늬, 자기 어깨 부분의 격자무늬는 응우옌 황실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시장에는 유물 외에도 후에 성 및 황릉의 사진과 이를 3D로 재현한 영상, 1900년대 초 베트남 황실 사람들과 행사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함께 꾸몄다. 02-3701-7633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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