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이코노믹 갱스터 外

동아닷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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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국의 덫, 부패가 먼저냐 가난이 먼저냐
1963년 국민소득이 비슷했던 한국과 케냐. 그러나 현재 두 국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저자는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이 겪은 부패와 폭력이 이 지역 빈곤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식량난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아프리카 어린이.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리나라 정부가 친서민 정책을 강조하지만 전 세계에 걸친 빈부 격차에 비하면 국내 양극화 현상은 별게 아니다. 세계은행 자료 등에 의하면 10억 명의 인구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인 30억 명 가까운 인구는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을 올릴 뿐이다.

그들의 삶은 구호단체나 자선단체가 전하는 대로다. 굶주림에 시달리며 의료혜택은 전무하거나 태부족이다. 이들 중에는 수십 년 전 우리나라보다 잘살던 나라도 있다. 아프리카의 케냐는 1963년 당시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대한민국과 비슷했다.

당시 케냐와 대한민국은 농사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탈식민과정에서 발생한 무장 충돌로 인한 후유증을 비슷하게 겪고 있었다. 한국은 1960년대 초 문자해독률을 대폭 높인 데 비해 케냐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천연자원과 비옥한 땅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 세계적인 부국의 반열에 올랐으나 케냐는 1963년 당시의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신생 독립국 케냐 국민들이 겪었던 부패와 폭력이 빈곤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케냐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빈곤과 유혈 내전에서도 부패와 폭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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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부패와 폭력에 찌든 빈곤 국가들이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같은 기업인들은 말라리아 퇴치, 에이즈 치료에 수백억 달러를 쓰고 있다. 영화 배우 앤젤리나 졸리처럼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는 유명 인사도 있다. 원조기관의 원조액도 늘었지만 케냐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형편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원조정책은 과연 성공적인가. 부패와 폭력은 과연 빈곤과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인가. 빈곤 때문에 부패와 폭력이 발생한다고 보는 학자들은 먼저 해외원조를 충분히 늘려야 부패와 폭력이 사라진다고 본다. 그러나 해외원조가 부패한 공직자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면 아무리 많은 원조를 해도 불감당이다. 해외원조가 빈곤 퇴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원조가 필요한 곳에 지원되지 못하거나 지도자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중국과 인도는 해외원조 없이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원조를 먼저 해야 하는지, 아니면 부패와 폭력을 먼저 제거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의 실패를 야기한 이코노믹 갱스터의 동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십억 달러의 원조금을 떼어먹는 독재자와 파렴치한 관료에서부터 냉동 닭고기를 냉동 칠면조로 둔갑시키는 중국 밀수업자에 이르기까지 남의 것을 가로채고 살인을 저지르는 폭력을 사업전략의 수단으로 삼는 악한들이 바로 이코노믹 갱스터들이다. 이 책은 바로 부패와 폭력 및 빈곤에 관한 실증적 연구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존하는 국가 중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존재다. 과거 우리가 받았던 것을 돌려주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에는 과거 1960년대의 한국과 같은 상태에 있는 나라가 많다. 이들은 한국의 성장모델에서 배울 교훈이 많다고 판단하고 우리의 도움을 원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받은 것을 돌려준다고 해서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원조를 받는 나라의 사정을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처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독재자인지 아닌지 가리지 않고 지원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잡이로 쓸모가 있을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컬처 파워
문화로 러시아의 마음 사로잡은 IBM
황인선 지음
296쪽·1만4000원·팜파스


IBM은 자사의 핵심 역량인 컴퓨터 저장기술을 이용해 러시아의 많은 예술 작품을 디지털 박물관에 저장했다. 이와 별도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예르미타시 미술관을 후원했다. 러시아인은 이를 잊지 않았고 그 결과 러시아에서 IBM의 비즈니스는 흔들림 없이 탄탄하다. 저자는 기술 개발에만 집착하는 기업보다 문화와 감성, 스토리 등 계량화할 수 없는 가치들을 경영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한다. ‘컬처 파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사례로는 LG의 예술경영을 꼽았다. LG는 2003년 에어컨 전면 패널에 명화를 그린 제품으로 아트 마케팅에 착수했고 휘센 합창 페스티벌도 열었다. 2006년에는 꽃을 그린 아트 디오스를 선보여 국내외 여성 고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저자는 문화 전략이 기업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아직은 세계적 기술 개발을 최고의 화두로 삼고, 문화 투자를 하더라도 단기 효과 중심이거나 오너 중심인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스마트 시대 핫 트렌드 33
가까운 미래에 만날 스마트 기술들
한승진 박동욱 정재영 지음
272쪽·1만3000원·토네이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보급으로 디지털 생활은 또다시 급변하고 있다. PC, 휴대전화, 구글이 우리 삶을 바꾼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현재의 기술을 근거로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현실을 예상한다. 그중 하나는 “PC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터넷에서 직접 업무 처리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저장도 인터넷 공간에 할 수 있게 돼 자신의 PC 없이도 작업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한다. TV에 나오는 스포츠 스타에 리모컨 포인터를 맞추면 스타에 대한 정보를 즉시 볼 수 있게 된다. ‘증강현실’의 발달 덕분이다.

개인의 DNA나 단백질 분석 정보를 담은 바이오칩이 확산되면 질병의 조기진단, 환자 개별 맞춤형 치료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각 개인별 맞춤형 신약 개발도 가능해진다. 이 밖에 개인 로봇의 보편화, 생체인식 기술의 발달, TV의 진화 등이 삶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저자들은 내다봤다.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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