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금속활자 확신” “아직 단정 못해”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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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권희 교수 실물 발표회 학계 “전문가 검증 필요”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13세기 고려 금속활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금속활자 12개가 2일 공개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체 비교, 성분분석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주장을 입증하기엔 부족한 것 아닌가요?”

“먼저 학계 전문가들의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이렇게 서둘러 발표하는 이유가 뭔가요?”

“가짜가 아니라는 근거는 무엇이죠?”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2층 다보성고미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13세기 고려 금속활자 12개를 확인했다는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발표회를 열었다. 과연 가장 오래된 것인지를 놓고 질문이 이어졌다. 남 교수는 “나도 처음엔 가짜로 생각했지만 5년 동안 연구 조사한 결과, 1230년대 이전에 만든 금속활자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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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근거는 선종의 진리를 기록한 13세기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목판본. 1239년 강화도에서 금속활자본을 목판본으로 다시 새겨 찍은 것이다. 이는 1239년 이전에 금속활자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 교수는 明(명) 所(소) 於(어) 善(선) 平(평)자 등 활자 12개는 목판본의 서체와 모양 특징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13세기 초 금속활자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활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서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성분분석 결과, 구리의 함유 비율이 고려 금속활자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활자를 살펴본 이오희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문화재보존과학)는 “청동 활자는 과학적으로 연대측정을 할 수 없지만 부식 정도나 상태를 보니 고려 때 것 같다”고 전했다.

남 교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에서 이 활자를 ‘세계 최고(最古)’라고 단정할 순 없다. 남 교수는 “학계에서 먼저 검증하고 성과를 발표하는 게 순서지만 그동안 개인적인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리고 이제부터는 학계가 같이 연구하자는 뜻에서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려 활자로 확신한다”면서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추가 연구를 해나가겠다. 사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도 “관련 분야와 인접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활자를 놓고 다양한 연구와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의 합의가 나와야만 세계 최고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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