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탈출, 무릎통증<중>관절내시경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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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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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이식, 인대재건, 염증치료… 5mm 구멍에 초소형 카메라로 감쪽같이 시술

조승배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소장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환자의 무릎 관절 질환을 진단과 동시에 치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세사랑병원
조승배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소장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환자의 무릎 관절 질환을 진단과 동시에 치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세사랑병원
《3개월 전부터 무릎이 시큰거려 동네 정형외과를 찾은 주부 김정숙 씨(50·서울 동작구 사당동). X선 촬영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어 약을 복용하고 물리치료만 가끔 받았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히 심했다.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 관절 전문병원에 가서 관절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담당 의사가 초소형 카메라로 김 씨의 무릎을 들여다보자 눈에 띄게 너덜너덜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의사는 그 자리에서 내시경 도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김 씨는 “X선 결과만 믿고 관절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았으면 연골이 망가져버렸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골은 닳거나 찢어져도 통증없어 증상 심각해져야 자각
내시경으로 증상확인-수술진행… 이물질제거 때도 활용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속을 들여다볼 때 쓰이는 내시경이 관절 분야에도 도입돼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무릎 관절 안의 연골이나 연골판 상태를 보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조승배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소장은 “관절내시경의 도입으로 관절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큰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 관절내시경이란?

관절내시경은 무릎이나 어깨, 발, 손목 등 해당 부위에 3∼6mm의 작은 구멍을 2, 3군데 뚫고 초소형 카메라를 넣어 관절 내 연골의 손상, 인대파열, 염증 정도를 살피는 기계다.

진단 중 손상부위를 확인하면 바로 간단한 수술 기구를 내시경 주위에 넣어 치료한다. 특히 관절내시경으로 보면 관절 속을 9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권세광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절개가 큰 수술의 경우 출혈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클 수 있다”면서 “내시경은 수술시간이 매우 짧고 절개 부위도 작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어도 큰 부담 없이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무릎관절 치료


왜 사람들은 무릎관절 손상을 퇴행성 관절염까지 가도록 방치할까. 뼈에는 신경세포가 있어 통증을 유발한다. 뼈가 부러지면 고통스러운 이유다. 그러나 연골은 찢어지거나 닳아도 아프지 않다. 연골이 완전히 닳아 아래의 뼈가 노출되어야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연골을 다치고도 아프지 않으니 치료를 늦춘다. 또 하나 ‘불행한 일’은 연골에는 혈관이 없다는 것이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고 계속 퇴행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 범위가 넓어져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무릎뼈의 완충 역할을 하는 부위는 연골과 연골판(반월상 연골판)으로 나뉜다. 연골은 아래위 무릎뼈를 감싸고 있는 질긴 조직. 발에 덧버선을 신은 거라고 생각하면 맞다. 반면 연골판은 이름 그대로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탄력적인 섬유질이다. 역시 충격을 완화하며 체중을 분산하는 기능을 갖는다. 손상 부위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운동을 좋아하는 남성들은 대부분 연골판이 먼저 망가진다. 이후 충격의 여파가 연골에 전달돼 조금씩 마모되는 식이다. 반면 쪼그려 앉는 자세를 반복하는 여성들은 연골 손상이 먼저 온다.

무릎관절에 나타나는 질환의 대부분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이나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X선 검사로는 무릎 십자인대나 연골판 등이 잘 보이지 않으며, 절개를 하더라도 메스가 도달하기 쉽지 않아 수술에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내시경을 이용하면 연골, 연골판, 인대,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는 활액막 상태까지 정확히 진단하고 수술할 수 있다. 또 절개를 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병변을 살펴보고 기구를 넣어 문제가 생긴 부분만을 제거하거나 깨끗하게 청소해 줄 수도 있다. 연골이 닳아 없어진 곳에 다른 연골을 이식하는 ‘자가 골연골 이식술’도 내시경을 이용하면 훨씬 쉽다.

운동경기 중 손상된 인대를 재건할 때에도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미세한 부분까지 봉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관절 주위의 미세 골절, 관절 안에 생긴 이물질 제거 시에도 관절내시경을 이용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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