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의 식민주의 그 자체가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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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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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병합 100년 국제학술대회,이태진 교수, 고종 독살설 제기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강제병합 과정의 불법성과 일본의 식민주의 및 동아시아의 미래를 고찰하는 국제
‘1910년 한국강제병합, 그 역사와 과제’ 국제학술대회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막돼 26일까지 이어진다. 종합토론시간에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10년 한국강제병합, 그 역사와 과제’ 국제학술대회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막돼 26일까지 이어진다. 종합토론시간에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학술회의가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작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이 ‘1910년 한국강제병합, 그 역사와 과제’를 주제로 26일까지 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독일 대만에서 역사학자 33명이 참여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일본의 식민주의 자체가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무샤코지 긴히데 오사카 경법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은 23일 열린 리셉션에서 ‘식민주의 범죄의 인식을 위하여-한일강제병합의 교훈’을 발표하고 “식민주의 범죄는 ‘반평화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모두 해당하는 전형적인 범죄로 인식돼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일본인들이 한국의 식민지화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병합에 관한 논의는 ‘실제로 존재하는 법’이 아닌 ‘법적 정의에 따라 있어야 할 법’의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도 리셉션 인사말을 통해 “올해 5월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식민주의를 국제범죄로 규정했다”며 “국제사회의 새 관점에 따라 일본의 식민주의도 다시 조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근대 일본 조슈(長州) 번벌(藩閥)의 한국 침략-법과 윤리의 실종’을 발표하고 “고종은 독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1919년 당시 일본 궁내청의 제실(帝室)회계심사국 장관이었던 구라토미 유자부로의 일기와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의 수기를 통해 데라우치 총리대신이 하세가와 요시미치 총독에게 고종 황제 독살을 지시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구라토미의 일기에 대해서는 미확인 소문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지만 이 교수는 “일본 왕실과 조선 왕실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이 전하는 전언과 증언인 만큼 진실”이라고 말했다.

아라이 신이치 이바라키대 명예교수는 25일 ‘‘동아시아 대란’과 식민지주의’ 발표에서 일본이 겉으로는 ‘동아시아 민족해방’을 내세우면서도 조선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했다고 밝힌다. 아라이 교수는 “1942년 11월 일본은 조선을 내무성 관할로 넣어 겉으론 탈식민지화한 것처럼 꾸민 뒤 실질적으로는 황국신민화 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쪽으로 갔다”며 “이는 민족성의 말살이며 최악의 식민주의였다”고 평가했다.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는 26일 ‘과거청산의 당위성과 미래를 위한 우리의 선택’ 발표를 통해 유럽 통합과정에서 정치·경제적 통합과 역사 인식의 공유시도가 병행된 것을 들며 ‘동아시아 역사가공동체’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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