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특집] 헤어스프레이… 향수… 스킨로션… 벌-곤충이 졸졸 따라다녀요

  • Array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휴가지 건강-응급 대처 요령

《바다도 좋다. 산도 좋다. 휴가를 떠나는 마음만으로도 흡족하다.
다만 바다나 산,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응급사고의 종류가 달라지므로 이를 대비한 응급처치법을 익혀두어야 한다.》

○ 바다, 강에서 발생하기 쉬운 응급사고

[1] 물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면

물놀이를 하다 보면 갑자기 수심이 깊어진다거나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기 쉽다. 의식이 없더라도 호흡을 하고 맥박이 뛰고 있으면 생명이 위태롭지는 않다. 편안하게 누인 뒤 안정을 시킨다. 몸은 모포 등으로 덮어 따뜻하게 해준다.

영화에 배를 눌러 먹은 물을 토하게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금물이다. 구토를 유발하면 먹은 물뿐 아니라 음식물이 같이 나오다가 숨쉬는 길을 막을 수 있다. 숨을 쉬더라도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 이후 흡인성 폐렴 같은 나쁜 질환이 생길 위험이 있다.

맥박과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즉시 응급구조대를 찾거나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평소 인공호흡이나 심장마사지를 배운 적이 없다면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낫다. 어설프게 인공호흡이나 심장마사지를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면 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2] 머리가 어질어질, 일사병이 의심된다면

그늘 하나 없는 백사장에서 뛰어놀다 보면 머리가 어지럽고 피로감이 몰려온다. 바로 일사병이다. 심해지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오랜 시간 햇빛을 쬐면 신체가 체온조절 기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40도가 넘는 고열이 지속되므로 일단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모두 벗긴다. 물에 적신 모포나 수건을 덮어주거나 계속 닦아주면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사용하면 피부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을 떨게 해 오히려 열이 오를 수 있다. 몸을 식히면서 병원에 데려가 수액을 맞도록 한다.

[3] 물 넘쳐도 탈, 모자라도 탈

야외 활동 중에는 의식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갈증을 호소할 때는 이미 탈수가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므로 30분마다 한 번씩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신다. 목이 마르다고 청량음료나 빙과류를 많이 먹으면 급성 장염에 걸릴 수 있다.

아이들이 잘 놀다가 신경질이나 짜증을 낸다든지, 걷기가 힘드니 업어달라고 떼를 쓴다든지, 갑자기 축 쳐진 상태가 될 경우 탈수나 탈진의 가능성이 높다.

덥다고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오히려 ‘물 중독’이 될 수 있다. 염분이 들어 있지 않은 맹물을 많이 먹는 경우 체내 전해질이 희석된다. 머리가 아프고 토하는 등 급성 장염과 증상이 비슷하다. 따라서 이온 음료 같은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적정량 섭취해야 한다.

○ 산에서 발생하기 쉬운 응급상황

[1] 상처 부위에 피가 난다면


산에서는 돌부리에 걸리고 나뭇가지에 긁혀 상처가 생기기 쉽다. 상처가 쓰라리더라도 상처 부위에 묻은 먼저 흙, 풀 같은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흐르는 식염수로 이물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반복해서 씻어준다. 식염수가 없다면 수돗물도 괜찮다. 소독약은 한 번만 바르면 충분하다. 너무 많이 바르면 피부가 건조해져 상처가 더디 낫는다.

피가 계속 난다면 거즈로 덮은 다음 손으로 출혈 부위를 살며시 눌러주면 된다. 이렇게 해도 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우선 환자를 눕히고 가능한 한 상처 부위를 높인다. 상처 부위에 깨끗한 수건을 대고 눌러 지혈을 하면서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단단히 묶은 뒤 병원으로 옮긴다.

[2] 뼈가 부러졌다면


일반인이 눈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뼈나 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낀다면 다음 응급처치를 따르는 것이 좋겠다.

우선 손상 부위를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손상된 부위를 원상태로 돌려놓으려고 비튼다거나 하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 뼈 주위의 근육이나 혈관을 더욱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부목을 대고 붕대로 감아서 손상 부위를 고정시킨다. 꼭 나무가 아니더라도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신문지를 여러 겹 말아서 사용하거나 젓가락 등을 이용한다. 통증을 줄이고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추가적인 손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실시한다. 덜 움직일수록 회복이 빠르다.

[3] 벌레에게 물렸다면

곤충에게 물렸을 때는 얼음으로 물린 부위를 찜질하고 암모니아수를 바른다. 암모니아수가 없다면 우유를 발라도 된다. 하지만 전신적인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에서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는 손이나 입 주위를 잘 닦아야 벌레가 달려들지 않는다. 음료를 마시기 전에 컵 안쪽에 혹시 벌레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벌레가 접근할 때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물리지 않는다. 해질 무렵이나 새벽녘에는 긴팔 옷과 바지로 피부를 보호한다.

밝은색의 옷을 입거나 헤어스프레이, 향수를 뿌리면 곤충을 유인할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한다. 향수나 스킨로션 등 벌을 유인하는 향기가 있는 제품도 피해야 한다. (도움말=왕순주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