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방송 창립47주년 기념식 “올곧고 품격있는 방송 부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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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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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주역 등 90여명 기념행사
“국민들 절대적 신뢰 받아 열정-도전의 전통 이어지길”

동아방송 개국 4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광희 동우회장,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 조동화 월간 ‘춤’ 발행인, 윤양중 동송회 고문, 최창봉 한국방송인회 이사장, 박명진 서울대 교수, 이윤하 전 동아방송 국장대리,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왼쪽부터)이 기념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홍진환 기자
동아방송 개국 4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광희 동우회장,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 조동화 월간 ‘춤’ 발행인, 윤양중 동송회 고문, 최창봉 한국방송인회 이사장, 박명진 서울대 교수, 이윤하 전 동아방송 국장대리,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왼쪽부터)이 기념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홍진환 기자

동아방송(DBS)의 주역들이 창립 47주년을 맞아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동아방송은 1963년 4월 25일 개국해 1980년 11월 신군부의 언론사 강제 통폐합으로 폐방되기 전까지 동아일보의 저널리즘을 방송으로 구현해 신방 겸영의 전형을 제시했으며 ‘한국 방송 최초’로 기록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동아방송 출신 PD, 성우, 아나운서 등의 모임인 ‘동아방송을 생각하는 모임’(회장 안평선)과 동아방송 출신 기자들이 만든 ‘동송회’(회장 노한성) 회원 및 방송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해 동아방송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환담했다. 특히 이들은 미디어관계법 개정으로 신방 겸영이 가능해진 뒤 동아일보가 추진 중인 종합편성채널이 하루빨리 승인돼 동아방송의 전통을 계승하여 새로운 방송문화를 가꿔나가기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창립 당시 동아방송을 이끈 최창봉 한국방송인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4·19혁명으로 수립되고 민주화된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개국한 동아방송은 그 태생부터 다른 방송과 달랐다”며 “자랑스러운 동아방송의 전통을 이어갈 디지털 새 동아방송이 탄생해 옛 애청자들과도 재회의 기쁨을 나눌 날을 하루 속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는 축사를 통해 “동아방송은 품위와 프로정신, 저널리즘 정신을 갖추고 있었다. 나라의 품격을 이야기할 때 최소한 방송사 한 곳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그래서 동아방송의 재탄생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원로 성우 오승룡 씨는 축사에서 “동아방송 하면 우선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 생각난다”면서 “‘앵무새 사건’(앵무새 프로그램 관련 간부가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사건) 때는 작가와 PD가 다방에 숨어서 원고를 썼고 나는 동아일보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 녹음한 뒤 빠져나오곤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윤양중 동송회 고문은 건배사에서 “동아미디어그룹의 한 축이 될 종편이 아무리 늦어도 금년 말에는 결말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 제2의 동아방송이 머지않아 탄생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윤하 전 동아방송 국장대리는 “동아방송은 신방 겸영의 성공사례였다”며 “동아일보는 매년 TV 방송 허가신청을 냈으나 정권은 동아일보의 비판정신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동아방송의 확대를 막았다”고 회고했다.

동아방송은 동아일보의 특파원을 활용해 당시 방송으로서는 드물게 해외 뉴스를 생생하게 전했다.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의 기자로 일한 최동호 전 KBS 부사장(학교법인 대양학원 이사장)은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의 이란-이라크전(戰) 종군기자로 선발돼 비자까지 받아놨는데 강제 통폐합돼 못 갔던 아쉬움이 있다”고 회상했다.

동아방송은 1960, 70년대 엄혹한 시기에 정권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동아방송을 생각하는 모임’의 안 회장은 “동아방송은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비판정신이 투철한 공공방송으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방송 뉴스는 동아방송이 최고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말했다. 동송회의 노 회장은 “동아방송과 동아일보의 우수 인력이 교류해 경쟁력을 높였고 비판정신이 살아있었다”고 회고했다.

참석자들은 또 동아방송의 품격있는 프로그램들을 되돌아보며 새 동아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탤런트 전원주 씨는 “동아방송 성우 1기로 처음 연예계에 입문했고 늘 동아방송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동아방송은 어느 방송보다 대단했다”고 말했다. 동아방송 성우 1기 출신인 장미자 씨도 “동아방송은 내게 ‘친정’ 같은 곳이다. 여자가 시집와서 친정이 없어졌다고 생각해봐라. 새로운 동아방송이 생겨 죽기 전 그곳에서 다시 한 번 방송해보는 것이 나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동아방송 PD 출신인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동아방송은 정말 젊고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방송이었다. 그 전통이 새로운 방송사의 탄생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정용재 전 이화여대 교수, 최종철 전 SBS 문화재단 부이사장, 장한성 한국방송인회장, 박창래 전 문화일보 논설주간, 김영일 불교방송 사장, 이상만 전 고양문화재단 총감독, 원로 성우 고은정 씨, 원로 아나운서 원창호 씨, 가수 윤형주 김세레나 씨, 작곡가 정풍송 씨, 쟈니브라더스의 김준 진성만 씨, 배우 박웅 씨 등이 참석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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