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 열강 압력에 마지못해 조선개항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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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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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한국외교문서집 1, 2권 나와

병인양요(1866년) 신미양요(1871년) 당시 조선의 외교적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외교문서집이 발간됐다. 근대한국외교문서 편찬위원회(위원장 김용구)가 한문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러시아어로 작성된 개항기 조선 관련 외교문서를 정리한 ‘근대한국외교문서’ 1·2권.

동북아역사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 중인 19세기(1864∼1910년) 외교문서 편찬 작업의 첫 결실이다. 편찬위원회는 10년간 총 30권을 편찬할 계획이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당시의 외교문서집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고종 즉위 이듬해인 1864년부터 대한제국의 국권이 상실된 1910년까지의 외교문서집은 발간되지 않았다. 편찬위원회는 각국의 조선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문건을 세밀히 분석해 발·수신자, 발·수신일, 문서제목에 관한 정보를 함께 실었다. 다른 언어로 번역된 문서도 최대한 함께 실어 번역자의 정치·외교적 의도도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편찬위원회는 외교문서를 디지털 파일로 작성하고 검색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편찬위원회는 외교문서집 1·2권 출간을 기념해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상영관에서 ‘이질문명권의 충돌과 외교문서-병인·신미양요와 조선·열강의 수호조약’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최희재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발표문 ‘1860∼1880년대 조선·열강관계 중국 문서와 청조 대(對)조선정책의 변화’를 통해 조선과 열강의 충돌과정에서 청조의 개입 과정을 분석했다. 청이 처음에는 개입을 회피하려다 열강의 요구에 마지못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게 됐고 점차 조선의 개항에 적극 간섭하게 됐다는 것이다.

외교문서의 작성 주체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흥수 공군사관학교 인문학부 교수는 ‘근대적 개편기의 한일관계 외교문서’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일본의 문서는 운요호가 조선의 국경을 무단 침입했다는 조선 관리의 말을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양 열강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외교문서를 활발하게 편찬한 것은 전쟁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본의 메이지 시기도 이와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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