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59>問管仲한대 曰, 人也, 奪伯氏騈邑三百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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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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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管仲(관중)은 어떻습니까 묻자, 공자가 말했다.
“이 사람은, 군주가 伯氏(백씨)의 領地(영지)인 騈邑(병읍)에서 삼백 호를 몰수해서 주었거늘 백씨가 거친 밥을 먹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원망의 말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시대 어느 분야나 인물에 대한 평가가 있다. 정치가에 대한 평가는 自評(자평)보다 대중의 평가가 더 객관적이다. ‘논어’ ‘憲問(헌문)’에 보면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앞 세대 정치가들에 대한 평가를 청했다. 먼저 鄭(정)나라 대부 子産(자산)에 대해 물었는데, 공자는 ‘惠人也(혜인야)’라고 답했다. 백성들에게 깊은 은혜를 끼친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정나라 대부 子西(자서)에 대해 묻자, 공자는 ‘彼哉彼哉(피재피재)’라고 했다. ‘그 사람 말인가, 그 사람 말인가’라는 말로, 딱히 칭송할 게 없다고 빈斥(빈척)한 것이다. 이번에는 齊(제)나라 대부 管仲에 대해 묻자, 공자는 사례를 들어 관중의 公明正大함을 환기시켰다.

人也는 鄭玄(정현), 주자(주희), 조선 교정청본이 모두 ‘이 사람으로 말하면’으로 풀이했다. 人을 仁으로 보거나 위에 仁이 빠졌다고 보기도 한다. 정약용도 어떤 한 글자가 빠졌다고 여겼다. 여기서는 교정청본을 따랐다. 伯氏는 제나라 대부로, 騈 마을을 영지로 지녔다. 三百은 가호 수인 듯하다. 飯疏食는 거친 밥을 먹는다는 말로, 궁핍하다는 뜻이다. 沒齒는 수명 마칠 때까지로, 沒은 다할 盡(진), 齒는 年齒다. 주자와 정약용은 백씨의 삼백호를 제나라 군주 桓公(환공)이 빼앗아 관중에게 주었다고 보았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가 죽은 뒤에나 공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대에는 평가를 유보할 겨를이 없다. 지도층은 특히 대중들이 ‘彼哉彼哉’라고 빈척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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