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茶 권하는 여자, 티 소믈리에

  • 입력 2009년 9월 22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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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이트: 티 소믈리에

(박제균 앵커) 티 소믈리에란 말을 아십니까? 차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와인처럼 손님에게 요리와 잘 맞는 차를 추천해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김현수 앵커) 아직은 생소하지만 중식당이나 전문 찻집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셉니다. 중식당에서 10년 동안 일하며 차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박연정 티 소믈리에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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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 내뿜는 주전자를 싣고 나타납니다.

찻잎을 조심스레 넣고, 정성스럽게 끓인 물을 붓습니다.

(현장음)

"굉장히 향이 좋은 차이기 때문에 먼저 드시기 전에 향을 맡으실 수 있게 문향배를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잡으신 후에…"

가까이 있으면 은은한 차의 향이 납니다. 박연정 씨의 직업은 차를 골라 주는 사람, 티 소믈리엡니다.

(인터뷰) 박연정 티 소믈리에 / 조선호텔 중식당 홍연

"좋은 차를 식별하고, 음식과 잘 어울리는 차를 선정하고, 맛있는 차를 우리는 게 필수 조건이겠죠."

보통 중식당에선 재스민차를 내오지만, 요리와 궁합이 잘 맞는 다양한 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티 소믈리에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박연정 씨는 10년 동안 중식당에서 일하면서 갖가지 차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차나무를 키워낸 토양과 찻물을 넣는 다기, 물의 온도와 우리는 시간.

갖가지 변수를 토대로 차를 제대로 우려내느냐가 티 소믈리에의 능력을 결정합니다.

(인터뷰)

"차 온도에 대해서도 차 맛이 달라지고 다기를 어떤 거를 쓰느냐에 따라서도 차 맛이 달라지고요, 찻잎을 넣는 농도, 찻잎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서도, 찻물을 얼마나 우려내느냐에 따라서도 차 맛이 다 틀려져요."

같은 녹차라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맛은 다릅니다.

(인터뷰)

"어느 땅에서 자라느냐에 따라서 차의 대지에 남아 있는 양분이나 온도에 따른 차 맛이 틀려지는 것 같아요. 약간 한국 녹차를 마시면 구수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중국 녹차를 마시면 구수한 맛도 있지만 새콤한 맛도 있고, 카테킨의 쓴 맛도 한국 녹차보다 빨리 느껴지는 것 같아요."

국내에선 아직 티 소믈리에 자격증이 따로 없습니다. 차 전문가에게서 후계자 교육을 받거나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강좌에서 배우기도 합니다.

박 씨는 차 전문가로부터 하루 세 시간에서 다섯 시간 씩 3개월 동안 '집중 과외'를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여성이 차를 우릴 때에는 우아한 자태를 뽐내려 손으로 태극무늬를 그립니다.

박 씨는 특히 그 손동작에 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진짜 매일매일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친구들하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러 갔는데, 식당에 보면 숟가락 통이 있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숟가락 빼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서(손동작) 숟가락을 빼고 있더라고요."

수십 가지 귀한 차를 마셔본 박 씨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대만산 동정우롱차입니다.

(인터뷰)

"한 가지 차지만, 한 가지 차에서 두 가지 차 맛을 느낄 수 있고요, 그리고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이뤄지는 거 같아요"

차를 우리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박연정 티 소믈리에.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문화를 나누고 싶은 게 꿈입니다.

(인터뷰)

"손님들이 많이 오셨으면 좀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제가 가르쳐드릴 수 있는 부분은 더 가르쳐 드리고, 손님들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고…(차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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