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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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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인 손종섭 선생(91)이 시조 절창 300수를 소개하고 해설을 덧붙였다. 저자는 선인들의 한시를 국문학으로 복원하며 ‘옛 시정을 더듬어’ ‘우리말의 고저장단’ 등을 펴낸 원로학자. 책 제목은 고려시대 문신 이조년이 지은 시조의 한 대목에서 따왔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랴마는/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두견은 두우, 자규, 촉조, 촉혼, 시조, 접동새, 소쩍새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철새다. 그 울음소리가 ‘솟적솟적’ ‘접동접동’으로 들리기도 하고 ‘어쩜… 어쩜…’으로 들린다고도 한다. 전설에는 촉나라에서 쫓겨난 망제의 혼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원한에 사무친 울음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 속에 이 새가 등장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런 설명과 함께 저자는 자규를 노래한 이유, 박효관, 단종 등의 시를 소개한다. ‘소리 멎은 새벽 산에 잔월은 흰데, 피로 흐르는 봄 골짝의 붉은 낙화여’(단종)
기다림과 그리움의 간절함을 노래한 황진이, 이명한의 시조, 절개와 우국을 노래한 정몽주, 이순신의 시조, 인륜과 도덕을 노래한 정철, 이황의 시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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