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고분서 ‘고구려 금동관’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중국 지린성 M14묘에서 출토된 고구려 계통 관장식. 연합뉴스
중국 지린성 M14묘에서 출토된 고구려 계통 관장식. 연합뉴스
中지린성 발굴 황후묘 등서 출토
“새 날개 장식 등 고구려 계승 확인”

중국 지린(吉林) 성 발해 고분에서 고구려 계통의 금동관이 발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해의 고분에서 고구려 계통의 금동관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지린 성 문물고고연구소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문물관리위원회는 최근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고고(考古)’ 2009년 제6기에 ‘지린성 허룽(和龍) 시 룽하이(龍海) 촌 발해 왕실묘장 발굴 간보’라는 보고문을 싣고 발굴 성과를 간략히 발표했다.

이들 발굴기관은 이 보고문을 통해 “2004∼2005년 지린 성 허룽 시 룽하이 촌 룽터우(龍頭) 산 고분군에서 발해 3대 문왕의 부인 효의황후와 9대 간왕의 부인 순목황후의 묘 등 발해 고분 14기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룽터우 산 고분군은 1980년 발해 문왕의 딸인 정효공주의 묘가 발굴된 곳.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돌방무덤(석실묘)인 M3, M12묘에서 무덤의 조성 경위를 적은 묘지(墓誌)가 발굴됨으로써 효의황후와 순목황후의 묘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순목황후 묘지는 너비 34.5cm, 높이 55cm, 두께 13cm. 여기엔 ‘발해국 순목황후는 간왕의 황후 태씨(泰氏)’ 등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황후라는 표현을 통해 발해가 중국과 동등한 황제국가를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과 비문의 정확한 내용은 아직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M14묘에서는 고구려 조우관(鳥羽冠·새 깃털을 꽂은 관)의 전통을 잇는 금제 관장식이 출토됐다. 새 날개 모양의 금판 세 개를 날렵하게 디자인한 관장식으로, 발해 무덤에서 이 같은 관장식은 처음 나왔다. 조우관은 고구려 특유의 모자로,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한 나라임을 입증해 주는 자료다. 대전대 이한상 교수(고고학)는 “이 금제 관장식은 고구려 조우관의 전통이 발해까지 계승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M13, M14묘에서는 금제 팔찌와 비녀 등도 출토됐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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