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다시 태어난 김경승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김영원, 석고유작 브론즈로 완성

20일까지 ‘기증 작품전’ 열어

한국 근대조각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 인천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 서울 강북구 수유4동 국립4·19민주묘지의 4·19혁명기념탑 등을 제작한 조각가 김경승(1915∼1992). 청동조각(브론즈) 작품으로 완성되기 전 석고 원형으로 남아 있던 그의 유작들이 김영원 홍익대 교수에 의해 완성된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 교수는 광화문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 중인 조각가다.

홍익대 박물관(관장 한정희)은 20일까지 여는 ‘김경승 기증 작품전’에서 김경승의 브론즈 작품 2점, 석고 원형 10점, 이번에 새로 브론즈 작품으로 완성한 12점 등을 선보인다. 전시작들은 비스듬히 누워 있거나 사색하는 모습의 여성상들로 작가가 공공 조형물에서 표현한 웅장함, 남성성과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브론즈 작품은 석고로 만든 원형을 바탕으로 거푸집을 만들고 거푸집에 청동 주물을 부어 완성한다. 김경승 작가의 유족은 2007,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석고 상태의 유작 22점과 청동 작품 2점을 홍익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유족이 기증한 석고 유작은 거푸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파손돼 폐기 처분해야 할 것처럼 보였으나 김 교수가 두 달여의 작업 끝에 원형을 복원했다. 김 교수는 “한국 근대 조각가들의 작품 중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석고 유작들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02-320-1323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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