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명화 여행] ‘누워있는 젊은 남자의 얼굴’

  • 입력 2009년 4월 28일 07시 19분


그댈 만날때 마다 눈시울을 붉혔다 잠든 사람아, 이젠 내게로 돌아오라

문화기획자 안이영노는 클림트전을 보면서 이 시대 예술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클림트를 해석하는 것보다 2010년에 나는 뭘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며 전시를 감상했다.

- 클림트전을 보니 어떤가?

“직업병으로 얘기하자면 조도라든가 자주·와인· 핑크 톤 패널(panel)이 기가 막히게 잘 돼있다. 컬러마케팅으로 해서 보여주는 게 좋았다. 클림트는 머리도 명민하고 의식적으로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 자기 것만 고집하지 않고 열심히 다른 분야와 섞었다. 시대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한 거다. 예술이 대단히 어렵다고 보여주지 않고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 보편적인 세계의 것이 들어간다.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공감할 수 있다.”

-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 ‘누워있는 젊은 남자의 얼굴’(부제-부르크테아터에서 상연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위한 습작)을 보면 젊은 예술가를 떠올릴 수 있다. 장 콕도 같은 사람도 이런 그림을 그렸다. 예술가들은 낮잠을 자고 있는 동지나 동성 친구들, 사랑하는 이성의 그림을 그렸다. 누워 있는 젊은 예술가를 보았다. 지금 난 낮잠 자는 남자의 배경 같은 존재다.”

- 왜 자신이 ‘누워있는 젊은 남자의 얼굴’의 배경 같은가?

“보통 예술은 자기애를 자기나 자기 동료를 피사체로 삼아 보여준다. 배경은 세상이다. 어느덧 나보다 나의 주변이나 배경에 관심을 두게 됐다. 20대 때는 세기말의 타락, 퇴폐 속에서 센스를 찾는 것, 자기연민에 흠뻑 빠지는 걸 좋아했다. 이젠 예술이 구원해줘야 하는 세상, 예술이 줘야 할 무엇을 고민하는 나이에 이르렀다. 예술은 보편적인 국제문제를 고민하며 좋은 기운을 전하는 문화공헌을 해야 한다.”

- 클림트의 어떤 점이 좋은가?

“96년∼ 99년까지 많은 청년들이 세기말을 얘기했다. 21세기 비전보다는 그동안 누린 영화를 되새김질하는 낭만에 빠져 있었고 그러다 IMF 시기를 맞았다. 클림트의 세기말 토털아트도 마찬가지다. 멀티플레이어가 돼서 복합적인 다른 장르들과 조화롭게 합치고 있었다. 우리도 그랬다. 클림트는 현대적인 감각을 가졌다. 문화 예술계와 관련된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시대에 속해서 뭘 창조해야 할까?’생각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클림트처럼 토털아트를 시도하는 걸 지지하고 싶다.

클림트는 실험을 하고 또 실험을 하면서 불안한 위치에 빠졌다. 그렇지만 대중의 영감을 사로잡았다. 요즘 의미로 굉장히 ‘팝’적이다. 수많은 관람객, 예술지망생들이 어떻게 살아야 될까 고민하게 만드는 작가다.”

안이영노는?

문화컨설팅회사 ‘기분좋은 QX'의 대표. 문화마케팅회사 ‘쥬스컴퍼니’의 이사를 맡고 있다. 90년대 인디밴드 ‘허벅지 밴드’ 보컬로 활동. 예술이란 시대적 성찰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것이라 믿는다. ‘쥬스컴퍼니’는 지난해 뮤지컬 ‘마인’,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열리는 2009 코리아 푸드 엑스포 등을 기획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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