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기품있는 황금색 식탁 클림트의 그림 같구나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 ‘금빛 테이블’ 차리기

《“각 시대에는 그 나름의 예술을, 그 예술에는 나름의 자유를….” 오스트리아의 천재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를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그림을 미술관이 아닌 일상에서 한두 번쯤은 봤을 것이다. 클림트의 황금색이 제품을 고급스럽게 해준다는 이유로 우산, 손수건, 가방, 쇼핑백, 화장품, 그릇, 심지어 두통약 포장상자에도 그의 황금빛이 덧입혀져 있다. 클림트전 담당 김민성 큐레이터는 “사실 클림트의 이런 장식성은 19세기 후반 회화와 조각, 실내장식, 건축을 접목하려던 ‘토털아트’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금세기 마지막 기회라는 클림트의 작품전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전(5월 15일까지)을 계기로 일상 속 클림트의 흔적을 다시 되짚어보는 것은 어떨까. 푸드 코디네이터 김은경 푸드스토리 실장(32)의 도움말로 클림트의 황금빛을 활용한 테이블 세팅법을 소개한다.》

1마당 3000원 정도면 근사한 테이블보 마련

파란 식기는 식욕 저하 아이보리 색깔이 무난

꽃-촛대 활용해 멋내고 와인잔 세팅하면 완성

○ 클림트의 화폭을 옮긴 ‘금빛 테이블’

금색은 부와 강력한 권위를 상징한다. 지도자의 이미지를 지녀 미래에 대한 꿈과 기대감을 전달하는 색채이다 보니 기품 있는 만찬 자리에 어울린다. 금색이 복(福)을 불러온다는 통설처럼 일반 가정의 식탁에서도 충분히 활용해볼 수 있다.

금색하면 덥고 따뜻한 느낌이지만 의외로 사계절 활용도가 높은 색이다. 봄과 여름에는 센터피스(식탁 가운데 두는 꽃병이나 장식)를 흰색이나 라임색, 혹은 복숭아 색으로 장식하면 가볍고 싱그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가을, 겨울에는 테이블보와 같은 노란색 혹은 붉은색을 활용한 센터피스를 놓는다면 송년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우선 테이블을 황금빛 ‘밥상’으로 꾸미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테이블보. 김 실장이 준비한 이 우아한 테이블보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 아닌 ‘동대문표’다. 부드러운 느낌의 이 공단 천은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1마(약 가로 90cm×세로 110cm)에 3000원에 구입한 제품. 공단 천이 빨기도 쉽고 주름이 쉽게 잡히지 않아 세탁 후에도 다림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색상의 천을 골랐다면 집에 있는 식탁 크기에 맞춰 천을 구입한 후 박음질만하면 근사한 테이블보가 완성! 동대문 수예상가에서 4개 면을 말아 박음질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만 원 선. 4인용 식탁이면 2만 원 안팎에 근사한 테이블보를 마련할 수 있다.

테이블보 위에는 투명한 실크 소재의 샤를 덮어주면 좋다. 노방 천과 언뜻 보기엔 비슷하지만 실크 소재라 촉감은 부드럽다. 자칫 더워 보일 수 있는 금색 테이블보 위에 덮어 가벼움을 더했다.

1인 매트는 테이블보와 톤 온 톤(Tone on Tone·동일한 색상에 변화를 준 것)으로 매치하면 멋스럽다. 김 실장은 짙은 갈색을 택했다. 생동감 있는 테이블 세팅을 원한다면 식탁보와 보색 대비를 해도 좋다. 여름에는 흰색과 빨간색의 과감한 세팅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소품은 분위기에 따라

김 실장이 주로 그릇을 구입하는 곳은 바로 대형마트. ‘마트표’ 그릇을 살 때 실패하지 않는 법은 연한 아이보리 느낌의 흰색 그릇을 고르면 기존에 갖고 있던 그릇과 함께 사용하기에도 무난하다. 파란색은 식감을 떨어뜨리는 색인만큼 구입 시 주의할 것. 앙증맞은 하트 모양의 스푼은 김 실장이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제품으로 개당 가격이 1000, 2000원 선이다.

잔은 술, 음료수, 물을 각각 담을 잔이 필요하다. 와인을 마실 때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이 둘 다 준비돼 있다면 잔도 두 개씩 준비한다. 두 와인은 즐기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마셔야 하므로 얼음통도 함께 챙겨둔다. 음료와 물을 투명한 음료병에 담아두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음료와 잔은 따로 작은 테이블에 세팅해 음식 테이블과 분리해 놓아야 편리하다.

포크는 크기가 다른 두 종류가 필요하다. 애피타이저와 메인요리엔 큰 포크, 과일이나 케이크가 주를 이루는 디저트엔 작은 포크를 준비한다. 애피타이저에 수프가 있으면 숟가락도 준비한다. 이런 식사도구들은 인원 수보다 1.5배 더 올려둬 원할 경우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소품은 테이블의 분위기 메이커. 꽃 초 과일이 많이 쓰이는 아이템이다. 생화를 사용할 때는 향이 강하지 않고, 꽃잎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골라야 한다. 초는 크리스마스 등 겨울에 즐겨 쓰이는 아이템. 접시 또는 망가진 니스로 받치면 촛농이 테이블보에 떨어지지 않는다.

크리스털로 장식된 와인 잔과 촛대, 볼은 식탁의 기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한다. 센터피스가 올라간 볼은 스와로브스키 제품으로 69만 원이다. 꽃뿐 아니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놓을 수 있다. 크리스털이 들어간 와인 잔은 1세트(2잔)에 48만5000원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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