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대운하-경제정책’토론 반대측 출연자가 찬성측 3배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 주요이슈 출연자 653명 분석해보니

6개이슈 중 5개이슈, 한쪽 목소리에만 압도적 ‘편향’

‘정연주 KBS’ 쇠고기시위대-정부측 3대1 비율 소개

아침 출근시간대에 방송되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30, 40대 직장인들이 자주 듣는 편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인 담론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유력 정치인들이 라디오를 즐겨 찾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 11일까지 방송 3사의 간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상반된 의견이 공정하게 소개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 11일까지 방송 3사의 간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KBS ‘안녕하십니까, 민경욱(백운기)입니다’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SBS ‘김민전(백지연)의 SBS 전망대’의 출연자와 이들의 발언 내용을 분석해 이 같은 편향성을 확인했다.

동아일보는 이 기간 중 3개 프로그램에 나온 전체 출연자 2592명의 명단을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뒤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 전문을 확인했다.

이들 중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한반도 대운하와 4대 강 살리기 사업 △용산 철거민 참사 및 이명박 정부의 △경제 △북한 △교육 부문 정책 등 6개 주제에 출연한 653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 정부 175명 vs 반(反)정부 287명

방송 3사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국정운영 방향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더 많이 출연했다.

6개 주제 출연자 가운데 정부 정책과 국정 운영에 대해 비판·반대 주장을 한 출연자는 287명으로 지지 주장을 한 175명에 비해 1.6배 많았다.

MBC ‘손석희…’는 비판·반대 의견이 123명으로 지지 의견 57명의 2배를 넘었다. SBS는 비판·반대 의견이 1.56배 많았고, KBS는 1.17배로 양쪽 출연자가 엇비슷했다.

사회적 여론이 확연히 갈리며 국론 분열 우려마저 제기됐던 대형 이슈에서는 편향성이 두드러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 방송 3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모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유리한 방송을 했다.

37명을 인터뷰한 KBS ‘안녕하십니까…’의 경우 시위대 측에 유리한 주장이 정부 측에 유리한 주장보다 3배 더 많이 소개됐다. 시위대 측 관점을 전하는 인터뷰는 MBC ‘손석희…’의 경우 정부 측 관점의 인터뷰보다 2.5배 더 많았다. SBS ‘김민전…’의 경우는 1.67배가 더 많았다.

경제 현안과 북한 문제 등 정책 분야에서도 출연자 편향이 나타났다.

MBC ‘손석희…’의 경우 이명박 정부의 경제, 대북, 교육 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출연자의 주장이 지지하는 주장보다 각각 2.8배, 2배, 1.27배 더 많이 소개됐다.

○ MBC, 특정 주제에 편향적인 출연자 집중 배치

주제의 편향성도 뚜렷했다. 방송사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특정 출연자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MBC ‘손석희…’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나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해 KBS나 SBS의 프로그램보다 2, 3배 이상 많은 토론자를 출연시켰다. 반면 KBS ‘안녕하십니까…’는 경제, 대북 이슈 등 정책 현안에 상대적으로 주력했다.

MBC ‘손석희…’는 용산 철거민 참사 발생 직후인 1월 21일 ‘경찰 작전이 적절했는가’를 묻기 위해 오창익 인권실천연대 사무국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오 사무국장은 “군사정권 때도 보기 힘든 이례적인, 전격적인 (경찰특공대) 투입”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들처럼 매우 급한 강경 진압” 등의 표현을 쓰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이 참사를 불렀다고 말했다.

‘손석희…’는 이후 용산 참사와 관련해 13명을 잇달아 전화로 연결했다. 이 가운데 8명은 공권력의 과잉 진압을 강조했다. 특공대 투입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출연자는 4명에 그쳤다.

반면 KBS ‘안녕하십니까…’는 검찰수사 결과 발표가 난 뒤인 2월 10일 진보와 보수 시민단체 관계자를 동시에 전화로 연결해 한 차례 토론을 진행했다.

‘손석희…’는 또 출연자 13명 중 10명이 정치인이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용산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접근 방식을 보였다. 이에 비해 SBS ‘김민전…’의 경우 출연자 5명 가운데 4명이 재개발 대책 관련 전문가로 용산 참사의 구조적 원인과 해결책을 설명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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