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만주 항일유적 사라질 위기”

  • 입력 2009년 2월 26일 02시 57분


답사기 펴낸 박환 교수

중국의 동북 지역인 만주는 일제강점기 지린(吉林) 성의 경학사, 부민단, 신흥무관학교, 중광단, 명동학교, 나자구사관학교,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한민학교 등 1910년대의 대표적 독립운동단체들이 탄생한 곳이다.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3·13만세운동이 일어난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시도 만주에 속한다. 1920년에는 지린 성에서 대한독립단과 서로군정서, 옌볜에서 북로군정서, 대한국민회 등 70여 개 독립운동단체가 조직된 곳이기도 하다.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자인 수원대 박환 교수(사진)가 만주의 이들 항일 유적을 중심으로 고구려, 발해 유적을 답사한 결과를 최근 ‘만주지역 한인유적 답사기’(국학자료원)로 펴냈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만주 지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많은 한국인이 만주를 찾고 있지만 전문가의 제대로 된 안내서가 없어 항상 아쉬웠습니다.”

박 교수는 문헌으로 확인 가능한 거의 모든 만주 지역 항일 유적을 찾았다.

단둥(丹東) 시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상하이로 갈 수 있게 도와준 영국 국적의 아일랜드인 조지 쇼가 경영한 이륭양행 건물을 만났다. 현재 이곳은 단둥 시 건강교육소로 이용되고 있다. 박 교수는 건물 앞에 광장을 건립하면서 이 건물이 헐릴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했다.

3·1운동 이후 만주의 독립운동단체인 북로군정서 사령부와 사관 양성소가 있었던 왕칭(汪淸) 현 십리평은 마을과 밭으로 변해 있었다. 헤이룽장 성 둥닝(東寧) 현의 고안촌은 북만주에 조성된 최초의 한인 마을. 현재까지도 한족 없이 조선인만 2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독립운동가들, 독립군 부대원, 독립군 기지와 당시 전투 모습, 한인들의 이주 광경이 담긴 옛 사진, 봉오동전투 등의 현황이 담긴 당시 지도도 함께 수록됐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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