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08>君子가 博學於文하고 約之以禮면…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5분


君子가 博學於文하고 約之以禮면 亦可以弗畔矣夫니라

博文約禮(박문약례)의 출전으로 ‘논어’ 옹야(雍也)편에 공자의 말로 나온다. 博文은 지식을 널리 탐구하는 일, 約禮는 예법을 지켜 자기를 단속하는 일이다. 둘이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

君子(군자)는 자기를 완성하려고 공부하는 사람이다. 博(박)은 본래 苗木(묘목)을 심으며 干(간)으로 치는 일을 뜻했으나 넓힌다의 뜻도 함께 지녔다. 여기서는 부사라서 ‘넓게’로 풀었다. 於(어)는 ∼에서, ∼에 대해의 뜻이다. 文(문)은 六經(육경)이나 六藝(육예)를 가리켰는데 현대의 개념으로는 문화 일반을 뜻한다. 約(약)은 (멱,사)(사·실)가 뜻을, 勺(작·구기)이 음을 나타낸다. 자루 굽은 구기에 술(가닥 실)을 묶는 일을 가리킨 데서 묶는다, 맺는다의 뜻을 나타냈고 뒤에 約束(약속)이란 뜻을 지니게 되었다. 之는 앞서의 ‘널리 배운 바’를 가리킨다.

禮(예)는 醴酒(예주)로 거행하는 儀禮(의례)를 뜻했다가 사물이 마땅히 그래야 할 道理(도리)나 공동체에 요구되는 秩序(질서)를 뜻하게 되었다. 亦(역)은 또한이라고 풀되 달리 무엇이 있음을 암시하지 않고 역시, 아무래도라는 어조를 나타낸다. 可以(가이)는 ∼할 수 있다, ∼일 수 있다는 뜻이다. 弗(불)은 不(불)과 마찬가지로 부정사다. 畔(반)은 본래 두 밭 사이의 경계를 뜻했으나 叛(배반할 반)과 통용한다. 여기서는 道에서 어긋난다는 말이다. 矣(의)는 판단과 단정의 뜻을 나타내고 夫(부)는 감탄과 추정의 뜻을 나타낸다.

널리 교양을 쌓되 사회 질서를 혼란시키지 않는 일은 바로 현대에 요구되는 학문 방법이다. 다만 학문을 기존 규범에 속박시킨다면 進就性(진취성)이 없다. 사회의 발전 방향을 염두에 둔 博約(박약)이 필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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