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90>曾子曰, 夫子之道는 忠恕而已矣니라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논어’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里仁(이인)편의 이 구절이다. 曾子(증자)는 공자의 高弟(고제·뛰어난 제자)로 이름은 參(삼)이다. 어느 날 공자는 제자들과 마주하고 있다가 증자를 향해 “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전체를 꿴다”라고 하였다. “吾道(오도)는 一以貫之(일이관지)”라는 공자의 이 말은 너무도 유명하다. 여기서 一貫(일관)이란 말이 나왔다. 공자의 말씀에 대해 증자는 “네”라고 공손하게 대답했다. 공자가 방을 나간 뒤 다른 제자들이 증자에게 “조금 전 이야기는 무엇을 말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증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夫子(부자)는 선생님이니, 여기서는 공자를 가리킨다. 忠恕(충서)는 성실과 배려를 말한다. 주자는 忠이란 자기 마음의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봉건 군주에 대한 충성을 뜻하지 않는다. 또 주자는 恕(서)란 자기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서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않는 배려라고 풀이했다. 주자는 一貫의 도를 忠과 恕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정약용은 一貫의 도는 恕를 말하고, 忠은 恕의 바탕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논어’ 衛靈公(위령공)편에서 일생토록 실행해야 하는 하나를 든다면 恕(서)라고 말하고 “내가 바라지 않는 바는 남에게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而已矣(이이의)는 어조사를 셋이나 겹쳤다. 而已(이이)만으로도 ‘∼일 따름이다’라는 단정의 어조를 지니는데, 거기에 矣(의)를 더해서 더욱 강한 뜻을 나타냈다.

종래의 학자들은 一貫의 도인 忠恕가 곧 인(仁)이라 보거나 혹은 성(誠), 중(中)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각자 행위 준칙을 자기의 양심에 두면서 배려와 관용을 실천하는 일이 곧 인간의 도리라고 말한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