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문화계 이슈]<2>미술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0분


지난 1년간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박수근 유화 작품 ‘빨래터’의 진위가 밝혀질 것인지에 미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한 법원의 재감정은 12일 실시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 1년간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박수근 유화 작품 ‘빨래터’의 진위가 밝혀질 것인지에 미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한 법원의 재감정은 12일 실시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위작 논쟁 터널 탈출 ‘화랑가의 봄’ 올까

《연초부터 미술계의 관심은 1월에 법원의 재감정을 받게 될 박수근(1914∼1965)의 유화 ‘빨래터’의 진위 판정에 쏠려 있다. 지난해 지루하게 이어졌던 위작 공방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개관 5주년을 맞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행보도 주목의 대상이다. 화랑계의 경우 표미선 표화랑 대표가 나설 뜻을 밝힌 한국화랑협회장 선거(2월 3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빨래터’ 논란의 끝?

법원이 주도하는 ‘빨래터’의 재감정은 12일 실시된다. 캔버스, 캔버스 틀, 액자의 연대 측정과 그림의 안료 감정을 받게 된다. 재감정 결과가 21일 3차 변론 기일에 맞춰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르면 2월, 늦어도 상반기엔 위작 공방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5월 서울옥션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45억2000만 원)에 낙찰된 ‘빨래터’ 논란은 미술잡지 ‘아트레이드’가 지난해 1월 1일자 창간호에서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옥션은 아트레이드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작품은 서울대 등의 과학감정에선 ‘진품’ 판정을 받았으나 미술품 과학감정가 최명윤 명지대 교수가 이를 ‘조작’이라고 반박하면서 위작 논란이 증폭됐고 지난해 말 서울대는 절차상 문제 등을 들어 감정 담당자를 징계했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이번 위작 시비로 가족과 전문가 등 감정의 마지막 권위까지 무너졌다”며 “미술계의 자성과 더불어 투명하고 엄정한 감정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감정전문가 육성과 전작(全作) 도록 발간 등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의 앞날

설립 4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 큰 잔치 준비로 떠들썩할 법하지만 관장이 공석이어서 올해 전시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기무사 터의 서울분관 건립 문제, 내부의 경영 효율화, 국립에 어울리는 위상을 갖추기 위해 소장품 등 외연을 확장하는 문제 같은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최고경영자(CEO)형’ 관장이 요구되지만 미술계에서는 “미술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우선이다” “학맥과 인맥에 얽매이지 않고 활동할 CEO형이 필요하다” 등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거론되는 신임 관장 후보로는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 천호선 ‘옥션별’ 대표, 윤진섭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등이 있으며 빠르면 1월 중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개관 5주년을 맞은 리움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다. 개관 이후 볼만한 현대미술을 소개해 온 소중한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리움은 삼성 특검의 여파로 홍라희 전 관장이 지난해 6월 물러난 뒤 관장이 공석이다. ‘기획전 취소, 학예전시실 축소, 로댕갤러리 장기 휴관’이 현주소다. 리움 측은 “올해도 기획전은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미술계는 리움이 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재개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주시하고 있다.

○ 침체기를 맞은 미술시장

2007년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 직후 지난해부터 침체기에 빠져든 미술시장.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 갤러리 대표는 “화랑들이 감원과 임금 및 전시 축소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 이익을 노리고 새로 진입한 화랑은 상당수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진 선 컨템퍼러리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한 투기 세력은 빠져나갔으나 작품을 즐기기 위한 애호가층에겐 올해가 작품을 수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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