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51>衆怒難犯, 專欲難成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3시 01분


衆(중)은 群衆(군중)이나 衆論(중론)처럼 다수의 사람을 뜻한다. 衆寡不敵(중과부적)처럼 적은 수의 사람을 뜻하는 寡(과)와 상대가 된다. 보통사람 또는 많거나 평범하다는 뜻도 있다. 태양 아래 세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이 변형되었으며 노예들이 태양 아래서 일하는 것을 나타냈다고 풀이한다.

怒(노)는 震怒(진노)처럼 화내다 또는 노여움의 뜻이다. 노예를 뜻하는 奴(노)는 발음요소로 쓰였다. 怒濤(노도)는 화난 파도로 기세가 힘찬 파도이다. 怒馬(노마)는 기세가 등등한 말을 가리키기도 하고 말을 힘차게 내닫게 하다의 뜻도 된다.

犯(범)은 侵犯(침범)처럼 치다 또는 해치다, 犯法(범법)처럼 위반하다 또는 거스르다, 犯罪(범죄)처럼 죄를 짓다, 主犯(주범)처럼 범죄인, 부닥치다 또는 견뎌내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처럼 건드리다의 뜻도 있다. 침해를 받은 개의 반응에 착안하여 犬(견)의 변형인 견(견)을 의미요소로 썼다. 犯而不校(범이불교)는 남이 내게 잘못을 하더라도 따지지 않는다는 말로 ‘논어’에 보인다.

專(전)은 손으로 물레를 돌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본래는 물레의 가락이다. 專一(전일)이나 專攻(전공)처럼 오로지하거나 전문으로 하다, 專用(전용)처럼 독차지하다, 專決(전결)처럼 단독으로 행하다의 뜻이 있다. 專欲(전욕)은 오로지 제 욕심만 꾀함을 의미한다.

대중의 노기를 유발하면 위험하다. 일단 발동하여 움직이기 시작하면 평범해 보이던 다수의 힘을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혼자만의 욕심을 위한 일은 이룰 수 없다. 아무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터이니 진전시킬 사람이 없다. 다수를 화나게 만들며 자신의 욕심만을 추구함은 자신과 모두를 망치는 지름길임이 확실하다. 나라는 물론 크고 작은 모든 조직에서 마찬가지다. ‘左傳(좌전)’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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