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구약성서 이야기 담긴 유물도 함께 만난다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고레스 왕, 아하수에로 왕, 바사 제국….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 오면 흥미로운 구약 성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구약이 페르시아와 관련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건 페르시아 문화가 유대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구약에 나오는 느헤미야, 에스라, 에스더, 다니엘서 등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모두 페르시아. 아담과 하와가 창조된 에덴동산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이란에 가면 성경의 역사를 생생히 전해주는 유적과 유물이 많다. 이번 페르시아전에서도 이 같은 성경의 역사를 전해주는 생생한 유물을 다수 선보인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메데 바사 왕국은 페르시아, 지금의 이란이다. 수산은 바사 제국의 수도. 고레스 왕은 페르시아 제국 최초의 왕인 키루스 2세, 아하수에로 왕은 크세르크세스 1세를 가리킨다.

유대인의 땅은 페르시아에 복속됐었다. 페르시아 키루스 2세는 바빌로니아를 멸망시켰지만 유대인들의 문화와 민족 정신을 존중했다. 관용과 융합의 정신을 보인 것이다. 그렇기에 유대인들은 유다로 돌아가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세울 수 있었다 (구약성서 느헤미야 2장 9절∼3장 32절). 그래서 다니엘서에는 키루스 2세를 ‘내 목자라 그가 나의 모든 기쁨을 성취하리라 하며…’(44장 28절)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유대인에 대한 키루스 2세의 관용을 보여주는 유물은 ‘고레스 칙령’. 이것이 발견된 곳은 성경 속의 악메다, 지금의 이란 하마단이다.

키루스 2세에 이어 왕위에 오른 다리우스 1세 시절. 성전을 재건하던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주민들의 방해로 중단 위기에 처했다. 유대인들은 키루스 2세가 성전 건축을 허락했다면서 그 내용이 담긴 ‘고레스 칙령’을 찾아줄 것을 다리우스 1세에게 간청했다. 그리곤 ‘악메다 궁성에서 한 두루마리를 찾았으니…’(에스라 6장 2절), 이를 통해 성전 건축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 하마단에서는 이 외에도 위대한 페르시아 유물들이 많이 발굴됐다. ‘날개 달린 사자 모양 황금 뿔잔, ‘동물 머리 황금 단검’ 등.

구약에 등장하는 아하수에로 왕은 다리우스 1세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 1세. 이집트, 바빌로니아의 반란을 진압하고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위대한 왕으로, 에스더서의 주인공인 에스더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의 위용을 잘 보여주는 유물은 이번 전시에 출품된 ‘크세르크세스 이름이 새겨진 황금잔’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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