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식)은 飮食(음식) 또는 먹거나 마신다는 뜻이다. 음식 가운데 밥 즉 飯(반)을 가리킬 때, 그리고 飼育(사육)하다의 뜻일 때는 ‘사’로 읽는다. 食性(식성)은 음식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미이다.
遣(견)은 派遣(파견)하다의 뜻과 放逐(방축)하거나 떨쳐버리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사역동사로 쓰였으며, 보내거나 파견하다의 의미는 없고 ‘∼로 하여금 ∼하게 하다’에 해당한다.
嘗(상)은 旨(지)의 뜻과 尙(상)의 음으로 구성된 형성자이다. 맛보다의 뜻과 시험해 보거나 경험하다의 뜻이 있다. 복수심을 다지며 고생을 참고 견딤을 뜻하는 臥薪嘗膽(와신상담)은 춘추시대에 越(월)의 句踐(구천)이 섶에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보며 吳(오)의 夫差(부차)에 대한 복수의 결의를 되새긴 데서 온 말이다.
이 구절은 새색시를 노래한 것으로, “사흘이 지나 부엌에 들어가, 손 씻고 국을 끓인다”에 이어진다. 시어머니의 식성에 맞추려고 시누이에게 먼저 맛보게 하는 데에서 그 정성과 조심스러움이 간결하고 소박하게 드러난다. 세월이 흘러 세태가 많이 바뀌었어도 새 며느리의 그런 마음은 예전과 다르지 않으리라. 唐(당) 왕건(王建)의 ‘新嫁娘(신가낭)’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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