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84>病從口入, 禍從口出

  • 입력 2008년 3월 27일 03시 01분


病(병)은 질병 또는 앓다의 뜻이다. 결점이나 瑕疵(하자)를 가리키기도 하고 근심하거나 괴로워하다의 뜻도 있다. 病魔(병마)는 질병을 악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고 病弊(병폐)는 폐단을 뜻한다. 病(병)의 部首(부수)인 (녁,역)(녁)은 사람이 아픈 데가 있어 침상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줄인 것이다. 그래서 (녁,역)(녁)이 들어간 글자들은 모두 질병과 관계가 있다. 從(종)은 좇다 또는 따르다의 뜻이다. 盲從(맹종)은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고 順從(순종)은 순순히 따르는 것이다. 主從(주종)에서처럼 부하나 부수적인 것을 뜻하니, 從屬(종속)은 주된 것에 딸려 붙음을 뜻한다. 從事(종사)처럼 참여하다의 뜻도 있다. 또 여기서처럼 행위가 일어나거나 경유하는 곳 또는 시간을 나타내는 전치사 역할도 한다. 즉 ‘∼으로부터’ 또는 ‘∼을 통해’에 해당한다. 禍(화)는 福(복)과 상대적인 뜻으로, 害(해)나 災殃(재앙) 또는 해치다의 뜻이다. 出(출)은 우리말의 ‘나오다’와 같이 발생하거나 초래하다의 의미가 있다.

질병은 먹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것이 불결해서일 수도 있고, 부족하거나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다. 요즈음에는 흔히 너무 많아서 탈이라며 줄이느라 노력한다. 또 입을 통해 나오는 말도 까딱 잘못하면 남을 해치고 또 자신도 해친다. 역시 적어서보다는 많아서 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東漢(동한) 崔瑗(최원)이 지은 ‘座右銘(좌우명)’의 “無道人之短, 無說己之長(무도인지단, 무설기지장)”은 “남 부족한 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잘난 점을 말하지 말라”는 뜻으로, 역시 말하지 말라는 것이 초점이다. 아무튼 입은 웬만하면 다물어두고 적게 사용할수록 좋을 듯하다. 西晉(서진) 傅玄(부현)의 ‘口銘(구명)’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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