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17>鞠躬盡力, 死而後已

  • 입력 2007년 12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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鞠(국)은 앞으로 구부리다 또는 엎드리다의 뜻이 있다. 원래는 가죽으로 만든 공으로 蹴鞠(축국)은 고대에 공을 차던 유희를 가리킨다. 심문한다는 뜻도 있다. 鞠問(국문)은 죄상을 따져 묻는 일이다. 躬(궁)은 굽힌다는 뜻과 행동이 공경스럽고 공손하다는 뜻이 있다. 몸 또는 자기 자신을 가리키기도 하고 몸소라는 뜻도 있다. 鞠躬(국궁)은 공경하고 삼가며 조심하는 자세를 가리킨다. 몸을 굽히거나 그렇게 절한다는 의미에서 확대된 의미이다. 盡力(진력)은 힘 또는 능력을 다한다는 뜻이다.

鞠躬盡力(국궁진력)은 공경하며 신중히 조심하는 태도로 온 힘을 다 바친다는 뜻이다. 대체로 같은 의미를 지닌 鞠躬盡췌(국궁진췌)라는 말도 많이 보이는데 췌(췌)는 수고로움이나 근심함을 뜻한다. 而後(이후)는 以後(이후)와 같다. 已(이)는 멈추다 또는 그만두다의 뜻이다.

諸葛亮(제갈량)은 지혜로움과 충성스러움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27세에 劉備(유비)의 三顧草廬(삼고초려)를 받은 이래 54세로 전장에서 죽을 때까지, 국가와 主君(주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했고 끝까지 본분을 지키며 충심을 견지했다. 지혜롭기도 했지만 언제나 자신의 안일을 꾀하지 않고 근면했고 또 공손하고 신중했으므로 모든 이의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직접 국민의 부름을 받아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된 이에게 기대한다. 국민에 대한 존경심과 신중함을 견지하면서 온 노력을 다하여 큰 성과를 얻기를. 그러면 존경과 신뢰가 더해지고 본분을 다하는 그날에 더 큰 영광과 찬사가 있을 것이다. 제갈량의 문집에 들어 있는 ‘後出師表(후출사표)’에 보인다. 이 문장은 후인의 위작으로 여겨지나, 이 구절만은 역대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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