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안전한 여행 길 3가지를 챙겨라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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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라이더들은 안전에 가장 신경을 쓴다. 도심을 벗어나는 장거리 여행을 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미 스쿠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선배’들로부터 운행시 주의사항과 여행 준비까지 세세한 사항을 들어 보자.

○ 도로 주행 시 복병

탤런트이자 문화사업가인 유인촌(56) 씨도 스쿠터 애용자다. 서울 강남의 자택에서 광화문이나 경기 고양시 일산구의 방송사 스튜디오까지 스쿠터로 다니는 것을 즐긴다. 교통 체증으로 약속 시간에 늦을 일이 없어 안정적인 시간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옆 차선에 있던 승용차가 스쿠터가 있는 쪽으로 차로를 바꿀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스쿠터가 있는 걸 모르거나 봤더라도 그냥 차선을 바꾸어 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를 주행할 때는 맨홀 뚜껑이 ‘기피대상 1호’다. 통상 노면보다 튀어나와 있거나 옴폭 들어간 경우가 많아 스쿠터에 충격을 준다. 비라도 내리면 일반 도로와 달리 미끄럽기 때문에 넘어질 수 있다. 비상시를 대비해 비옷을 반드시 챙겨야 하지만 비가 오면 운행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비가 올 때는 차로를 구분하기 위해 그어 놓은 차선도 미끄럽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큰 트럭이나 버스가 지나가면 바람이 크게 일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촬영 : 박영대 기자

○ 안전한 스쿠터 여행

여행 일정에 따라 짐의 부피가 달라지겠지만 뒷좌석에 짐을 꽁꽁 붙들어 맬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짐이 흔들리면 스쿠터 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행여 짐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뒤에서 달려오는 승용차나 스쿠터에 위험 요소가 된다. 짐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에 당황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비옷과 지도는 필수 품목. 일정에 따라 구급약과 비상식량을 챙겨야 한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저녁 시간을 주행 일정에서 빼는 게 좋다. 시골길은 조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 스쿠터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시골길의 날벌레를 조심해야 한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헬멧의 투명 보호창(실드)에 달라붙는 날벌레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가을철에는 잠자리가 헬멧 안으로 날아들 수도 있다. 장거리 여행은 가능하면 여러 명이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하다. 스쿠터 동호회 ‘아이러브 스쿠터’의 박현범(24) 씨는 “동호회에서는 당일 스쿠터 여행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2, 3명이 함께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스쿠터 운행 준비

안전 장비로 헬멧은 필수다. 신체를 보호해 주는 재킷과 바지, 장갑도 별도로 나와 있다. 안전을 생각하는 라이더들은 장거리 여행 시 보호 재킷과 바지를 착용한다. 스쿠터를 타려면 면허가 있어야 한다. 125cc 이상을 타려면 2종 소형 면허를 따야 한다. 그보다 배기량이 작은 스쿠터는 자동차 1종과 2종 보통 면허가 있으면 운행할 수 있다. 자동차 면허가 없다면 원동기 면허를 별도로 취득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125cc 스쿠터의 배기량은 실제 125cc에 조금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운전면허만으로 일반적으로 125cc라고 말하는 스쿠터를 운행할 수 있다. 도로교통법에는 50cc 이상의 스쿠터는 구청에 가서 등록(번호판 부착)하고 책임보험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시중의 50cc 스쿠터는 실제 배기량이 49cc 등 50cc에 약간 못 미치게 설계되어 있어 번호판을 달지 않고 운행한다.

50cc 스쿠터는 번호판이 없지만 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회사에 차대번호를 알려주고 보험비를 내면 된다. 1년 책임보험료는 14만1710원. 대인 사망 사고 시 1억 원, 대물 사고 시 1000만 원까지 보장된다.

50cc 스쿠터는 번호판이 없어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난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스쿠터에 도난경보장치(약 6만 원)를 설치하기도 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라이더들 즐겨찾는 서울속 명소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 코스로 ‘짱’▼

스쿠터를 타기 시작한 사람이면 한번쯤 가 보는 장소가 있다. 서울의 풍광을 즐기거나 모임을 갖기에 좋은 곳이다. 싸이월드 최대 스쿠터 동호회인 ‘스쿠터엔젤’의 민경설 씨와 동호회 ‘아이러브 스쿠터’의 박현범 씨, 월간 ‘스쿠터앤스타일’의 조성재 씨에게 추천을 받았다.

○ 남산의 김구 동상 앞

스쿠터족의 ‘메카’ 같은 곳이다. 좀 과장하자면 하루 종일 스쿠터나 모터사이클을 볼 수 있다. 동호회 모임 단골 장소이자 단체 여행 출발지다. 서울 강남북의 중간이라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이다. 바로 옆 남산 매점 앞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게 라이더들의 ‘작은 사치’다. 워낙 다양한 라이더들이 모이다 보니 바이크를 타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출발할 때 앞바퀴를 드는 ‘윌리’ 등을 연출하는 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는 이런 행위를 싫어한다.

○ 낙산공원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산 2-10 일대 높은 곳에 조성된 공원이다. 한성대 뒤편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골목길이기에 스쿠터의 장점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 공원에서 서울 도심이 내려다보여 야경을 즐기기에 좋다. 특별한 편의시설은 없고 음료 자판기가 있다. 라이더들은 주로 이곳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가 돌아간다.

○ 북악스카이웨이

자가용뿐만 아니라 스쿠터족에게도 인기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주차장이 있는 팔각정에서만 정차하는 것이 안전하다. 꼬불꼬불한 길을 빠르게 운행하는 자동차가 있어 길가에 정차하면 위험하다. 팔각정에는 식당과 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남쪽으로 광화문 일대 도심이 입체지도처럼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 평창동의 고급 주택단지가 그림처럼 놓여 있다. 낮의 풍광뿐만 아니라 야경도 멋있다.

○ 선유도 공원

승용차 주차 공간이 거의 없어 스쿠터족에겐 더 좋다. 선유도 공원 산책길을 걸으며 다양한 식물원과 전시회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공원 안에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가 있다. 스쿠터를 타고 공원 안을 도는 것은 금지돼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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