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 “세계화, 경제성장의 원동력”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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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에 대한 지배적인 담론은 격렬한 반감으로 요약되지만 세계화의 궁극적인 이유는 평화다.”

세계적인 문화비평가로 잘 알려진 프랑스 지식인 기 소르망(63·사진) 씨가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되는 아산사회복지재단 창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빈곤과 공포로부터의 자유-세계화시대의 인간안보’에서 세계화를 변호한다.

소르망 씨는 기조강연문 ‘평화로 가는 길, 세계화’를 통해 세계화를 국가 정체성의 상실이나 문화의 침식, 직업 안정성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데 대해 “세계화에 대한 반대 주장은 대부분 반대자 자신의 사회적 지위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그 세력으로 기득권적 엘리트층, 분열 추종자, 경직된 국가, 퇴화된 노동조합, 편협한 학자, 맹목적인 애국주의 공론가, 구태의연한 정치인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문화보호주의에 대해 “한국의 경우 세계화에 따른 세계와의 상호작용으로 문화가 이전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며 “이는 현대 한국 예술가들을 통해 전 세계에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화는 사상 최초로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통틀어 문화 정체성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것이 소르망 씨의 얘기다.

소르망 씨는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세계화되지 않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지구상에서 다수의 대중이 빈곤에서 벗어났다”며 긍정론을 펼쳤다. 2006년 세계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유무역 덕분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세계 모든 국가가 성장을 이룩한 해였다는 것.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에 대해 소르망 씨는 “유럽연합(EU)의 창시자인 장 모네의 주장처럼 전쟁을 동반하던 전통적 외교 대신 자유무역을 시도하는 구체적 연대Concrete solidarity) 구축이 실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역시 아시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노선을 따라야 한다는 당위성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회에서는 소르망 씨의 기조연설에 이어 미국 메릴랜드대 정치학과 미란다 슈로이어스 교수의 ‘동아시아의 환경안보와 역내협력’을 비롯한 세계 석학 20여 명의 인간안보에 대한 다양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벌어질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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