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씨, 주한 외교사절들과 문학 대화

  • 입력 2007년 5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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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 씨(왼쪽)가 21일 서울 성북동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외교관 독자들에게 문학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미옥 기자
소설가 박완서 씨(왼쪽)가 21일 서울 성북동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외교관 독자들에게 문학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미옥 기자
“내가 소설에서 한국어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말을 쓴 게 아닌가 싶어서 식은땀이 나기도 합니다.”

소설가 박완서(76) 씨는 외국인 독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이 외국어로 잘 전달되는지에 대한 우려부터 밝혔다. 21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열린 ‘서울문학회 모임’에서다. 서울문학회는 주한 외교사절과 국내 문화예술인들의 친목모임으로 이날 ‘박완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는 노르베르트 바스 독일 대사, 디드릭 톤세트 노르웨이 대사 등 외교관 2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씨는 외국인 독자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줬다. 작가는 “할머니, 어머니, 숙모들 모두가 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집에서 자라난 만큼 소설가의 숙명을 타고난 것 같다”고 회고했다. 라르스 바리외 스웨덴 대사는 “박 씨의 소설은 문체가 묵직하고 순수한 문학성을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상을 밝혔다.

토마스 스메탄카 체코 대사는 “체코는 독재 치하에서 문학이 큰 사회적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반향이 옅어졌다”면서 한국에서의 상황을 물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억압이 많았던 1970, 80년대에는 문학 작품의 행간을 읽는 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게 없어졌다”면서 “‘저항’이 없어지니 문학에서 ‘고뇌’도 없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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