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장애인 부부들의 ‘성과 임신’ 고민

  • 입력 2007년 4월 1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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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가수 강원래 씨의 아내 김송 씨가 보건복지부의 출산권장 캠페인에 나서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어루만지며 한 독백이다.

이 부부는 아기를 갖기 위해 여러 차례 시험관 시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이들처럼 배우자 중 한 명이 장애라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성생활과 임신에서 좌절하기 쉽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국립재활원(www.nrc.go.kr)의 ‘성재활상담실’은 이런 장애부부들이 애절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1998년 성재활상담실이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이곳을 거친 부부는 1150여 쌍에 이른다. 상담실은 부부생활, 임신, 출산 문제를 상담해 주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장애부부의 약물치료와 재활까지 도와준다.

상담실이 시행하는 대표적인 교육은 일주일에 한차례 2시간씩 진행되는 4주 코스의 성재활 프로그램이다.

첫째 주는 외국에서 촬영한 장애인 부부들의 성생활 비디오를 보여 주며 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둘째 주에는 부부가 성생활과 관련해 서로 속상했던 일, 임신과 출산 문제의 고민 등을 털어놓는다.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자녀 양육과 성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한다.

성재활상담실은 ‘쉼터’라는 공간도 운영한다. 쉼터는 집이 지방이거나 형편상 집에 가지 못하는 장애부부가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가정집과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부부간의 육체적 정신적 만족도가 매우 높다. 기혼자뿐 아니라 장애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미혼자들을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실제로 한 여성장애인은 상담실에서 교육을 받은 뒤 부부생활에 자신감을 갖고 결혼할 결심을 했다.

국립재활원 재활병원부 이범석 과장은 “장애인의 성생활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만 바뀐다면 성교육과 약물 주사요법 등을 통해 장애부부도 얼마든지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담실은 국립재활원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지만 입원하지 않더라도 원할 경우 각종 상담과 치료가 가능하다. 02-901-1625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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