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털털男들 ‘완소남’이 되고 싶다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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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화장품 잘 고르는 요령

《“저 남자, 진짜 ‘완소남’이잖아.” 지하철에서 수다 떠는 여고생들.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웃했다면 이참에 알아두자. ‘완전 소중한 남자’를 뜻한다.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미남을 뜻하는 ‘꽃미남’에서 이웃집 오빠처럼 훈훈한 ‘훈남’을 거쳐 모성본능을 자극하면서도 기대고 싶은 소중한 남자 ‘완소남’이 뜨고 있다. 새로운 남성상이 등장할 때마다 화장품 회사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소비자 변화에 민감한 화장품 회사들은 새 제품에 최신 트렌드를 담는다. 이 때문에 남성화장품을 보면 우리시대의 남성상이 그려진다. 사실 남성화장품 시장은 양극화가 심하다. 스킨, 로션은 기본이고 마스크에 아이크림까지 챙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킨 한 방울조차 귀찮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남성화장품의 모든 것. 남성화장품을 둘러싼 마케팅 전략과 화장품의 성분, 잘 고르는 요령 등을 망라했다.》

○옴므의 비밀

최근에 나온 남성화장품 중에는 기존 여성브랜드에 ‘옴므’(프랑스어로 남자)나 ‘맨’을 붙인 게 많다. 아모레퍼시픽은 미래파 오딧세이 등 역사가 오래된 자사 남성브랜드가 있는데도 이달 초 라네즈 옴므를 선보였다.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 오휘 포맨, 비오템 옴므도 인기 남성 브랜드다. 한방화장품은 ‘군(君)’(LG생활건강 후 군)을 붙이기도 한다. 랑콤과 디올도 올 상반기에 옴므 라인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남성화장품 소비자의 70%가량이 여자친구나 아내가 사준 걸 써요. 그래서 남성화장품은 5월 선물시즌이 성수기입니다. 여성이 결정권자니까 여성에게 친숙한 브랜드에 남성라인을 추가하는 겁니다.” (라네즈 최영호 브랜드 매니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아버지 세대가 쓰던 제품과 차별화해 완소남 세대를 공략한다는 취지다.

최 매니저는 “1980∼1990년대 남성 스킨은 향수 대용품이었다”면서 “그땐 스킨의 향이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거친 남성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아저씨 향’의 대명사로 전락했다”고 한다. 요즘 젊은 세대는 가벼운 향과 완소남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여성화장품이 오히려 친숙하다는 말이다.

화장품 용기도 변했다. 예전 화장품이 딱딱한 유리 사각형이었다면 최근엔 대부분 작은 플라스틱 원통형. 여자들은 무거워도 외관과 장식을 중시한다. 반면 남자들은 일단 한손에 편하게 쥘 수 있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화장품 병뚜껑을 잃어버리는 남자들이 많아 퍼프형(눌러서 사용하는 방식) 화장품도 늘었다.

○성분의 비밀

영화 ‘나홀로 집에’의 한 장면. 7세 캐빈이 아버지 흉내를 낸다. 콧노래를 부르고, 아버지의 스킨을 꺼내 거칠게 뺨에 두드리는 순간….

“아아악!”

남성용 스킨의 알코올 성분 때문에 따가움을 느낀 것. 면도를 하는 남성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스킨에는 소독을 위한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다. 애프터 셰이브 스킨은 알코올 함유량이 많게는 30%까지 된다.

그러나 알코올은 민감한 피부에 심한 자극을 준다. 바르는 순간에만 시원함을 느낄 뿐 오히려 피부의 귀한 수분을 증발시킨다. 여성용 스킨의 알코올 성분은 3% 미만.

“대개 남성의 피부 트러블은 수분이 부족해 생겨요. 수분이 부족해 피지가 과잉 분비되면 뾰루지가 나죠. 여자의 피부는 20대 후반부터 서서히 늙지만, 남자는 40대에 ‘팍삭’ 늙어요. 미리 방지하려면 수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로레알 최선혜 교육팀 차장)

요즘 남성화장품의 트렌드는 알코올 성분을 줄이고 희귀한 수분관리 성분을 추가하는 것이다. 라네즈 옴므 스킨은 알코올 성분을 15%로 낮췄다. 로레알 맨 엑스퍼트도 알코올을 대폭 줄였다. 라네즈 옴므는 푸른 산호초, 오휘 포맨은 알프스 빙하수, 이니스프리 포맨은 대나무 수액을 넣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냥 아내의 수분크림을 몰래 바르면 안 될까. 굳이 남성용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다면 여성용 화장품을 써도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로레알 최 차장은 “다만 남성화장품은 ‘피부가 두껍고 피지가 많으며, 면도로 인한 자극에 노출돼 있는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의 텍스처(질감)도 다르다. 여자들은 피부에 오래 남는 촉촉함을 좋아하지만 남자들은 바른 순간 가볍게 흡수되는 제품을 선호한다. 끈적이는 걸 아주 싫어하기 때문이다.

○고르는 비결

스킨, 페이스 워시, 세럼, 모이스처라이저, 토너, 에멀전….

종류가 워낙 다양해 화장품을 많이 쓴다는 여자들도 헷갈린다. 기초화장품은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이 기본이다. 업체들은 스킨을 토너, 스킨로션, 스킨리파이너 등으로 이름 짓기도 한다. 로션을 에멀전, 에센스를 세럼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잡한 건 질색인 남성들을 겨냥해 여러 기능을 한데 묶어 나온 것도 많다. 점점 세분화되는 여성화장품과는 반대다.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 모이스처라이저’ 시리즈는 로션과 에센스 기능을 합친 것. 복잡한 영어이름 제품에 이례적으로 ‘수분공급’ ‘피지조절’ 등 한글로 쓴 스티커를 붙였다.

피부가 민감한 남성은 저알코올 스킨에도 따갑고 얼굴이 붉어질 수 있다. 이럴 땐 스킨을 건너뛰고 수분로션만 발라도 된다. 대개 겨울엔 건성, 여름엔 지성 특징이 두드러지므로 겨울엔 수분을 집중 관리하고 여름엔 피지조절 관리용 화장품을 고르는 게 좋다.

피부에 영양을 더 주고 싶다면 에센스를 골라보자. 에센스까지 통달했다면 눈주름을 예방해주는 아이크림, 노화방지전용 화장품, 미백기능 화장품 등 원하는 대로 선택하면 된다. 단, 주로 백화점 유통 브랜드에서 기능성 화장품을 내놓기 때문에 값은 비싼 편.

완소남이 되고 싶은 남성을 위해 밤에 취침할 때 얼굴에 붙이고 자면 되는 ‘슬리핑 팩’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절대 빼놓으면 안 되지만 남성들이 싫어하는 제품이 자외선 차단제다. 바르면 끈적이고 허옇게 변하기 때문. 그러나 자외선 노출은 노화로 가는 지름길이다. 피부 색깔에 맞는 베이지 톤의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면 컬러로션 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얼굴을 씻을 때 가급적이면 비누 대신 폼 클렌저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우리 피부가 약산성인데 반해 비누는 알칼리성이라 피부의 노폐물뿐 아니라 단백질, 수분까지 씻어내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 중인 남성화장품(자료: 각 업체)
브랜드제품 주요 성분가격
라네즈 옴므스킨, 보습로션, 수분집중 에센스,
슬리핑 팩, 폼 클렌저 등
푸른 산호초,
나노미네랄워터
1만∼
3만 원 선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
모이스처라이저 3종
(수분공급로션,
피지컨트롤로션,
노화방지리프팅로션),
스킨토너, 폼 클렌저 등
비타민 C,
해조류 추출물
1만∼2만 원 선
비오템 옴므독소정화 자외선 차단제,
노화방지용 낮과 밤 전용
에센스 등
올리브 잎4만∼
5만 원 선
수려한
고(高)
스킨(녹삼수), 로션(녹삼유액)한방 녹용성분3만 원 선
오휘 포맨페이스워시(세안제), 스킨,
미백에센스,아이크림,
보습로션, 자외선 차단제 등
스위스 허브,
알프스 빙하수
2만∼
4만 원 선
이니스프리
포맨
컬러로션, 수분마스크, 스킨,
보습로션 등
카모마일 레몬
그라스 등 허브
6000∼
1만 원선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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