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는 미래-미래학 20선]<18>드림 소사이어티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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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는 이야기가 상품이다. 상품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 말보로나 카멜이라는 상표는 담배뿐만 아니라 시계와 옷에도 붙어 있다. 담배가 금연운동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지더라도 말보로와 카멜에 관련된 이야기는 시계나 옷과 함께 팔릴 것이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정보사회의 다음 단계로 도래할 사회를 총칭하여 저자가 붙인 이름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인류와 사회발전의 마지막 단계라고까지 주장한다. 이 책은 드림 소사이어티의 모습을 상품시장, 노동시장, 그리고 기업의 형태와 가족 및 가정의 문제로 나누어 그리고 있다.

벤처 붐과 인터넷 버블 등의 이슈가 한창일 때인 1999년 이 책이 발간됐다. 이 책의 핵심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이 더욱 확산되는 미래에 소비자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담겨 있는 경험과 감성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미래 산업의 핵심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판다”는 것이 필자의 범상치 않은 예측이다.

지난해 11월 미래예측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미래연구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으로 개최한 미래주간 행사에서 “정보기술(IT) 비즈니스의 핵심은 감성 전달”에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 결론을 저자는 이미 8년 전 예언했던 셈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웹 2.0 시대의 키워드인 손수제작물(UCC)도 이야기와 감성을 전달하는 IT가 그 중심에 있다.

이 책은 경쟁력 있는 상품 생산과 노동형태, 그리고 효율적인 기업이 조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경쟁력 향상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필요하다.

저자가 예측하는 노동의 미래는 무엇인가, 힘든 ‘일’이 힘든 ‘재미’로 바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힘들게 일하면서도 여가를 즐길 때의 재미를 느낀다. 일과 여가가 일치하는 현상, 이것이 미래 노동의 모습이다. 이때 노동 경쟁력은 “종업원들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사무실 여기저기에 재미있는 선물들을 두어 동료들을 놀라게 하는 환경을 만들 때 발생한다”고 예측한다. 일과 여가의 구분이 모호해지면 자연히 직장과 가정의 구분도 모호해지게 된다. 따라서 가정과 직장은 이제 경쟁의 관계로 변화한다.

저자는 감성과 이야기 위주의 미래사회를 사무실에서 사용될 미래의 직함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마음과 기분담당 이사’, ‘상상전문 최고경영자(CIO·Chief Imagination Officer)’, ‘가상현실 전도사’ 등이 그것이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러한 직함이 곧 일반화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래예측은 갈수록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금년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미래를 내다보는 후보자들의 능력이 매우 뜨거운 토론거리가 될 것이다. 8년 전에 이미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던 이 책에는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에 대한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정국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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