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43회 동아연극상…‘억척어멈…’ ‘경숙이…’ 독무대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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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스러운 어머니와 밖으로만 떠도는 아버지를 각각 그린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왼쪽)과 ‘경숙이, 경숙 아버지’. 사진 제공 극단 연희단거리패·극단 골목길
억척스러운 어머니와 밖으로만 떠도는 아버지를 각각 그린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왼쪽)과 ‘경숙이, 경숙 아버지’. 사진 제공 극단 연희단거리패·극단 골목길
제43회 동아연극상은 ‘억척어멈’과 ‘경숙 아버지’의 독무대였다.

26일 발표된 동아연극상 심사 결과 총 23편의 최종 후보작 중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 아버지’와 연희단거리패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공동 선정됐다. 이 외에도 두 작품은 거의 전 부문에 걸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숙이…’는 희곡상과 연기상, 그리고 신인연기상에서 수상자를 내 4관왕에 올랐고, ‘억척어멈…’ 역시 연출상과 연기상 등 3개 부문에 뽑혔다. 스태프에게 주어지는 ‘무대미술·기술상’과 연극 발전에 공헌 한 사람(단체)을 대상으로 한 ‘특별상’을 제외한 모든 부문을 두 작품이 휩쓴 것.

“어젯밤 내내 고민하며 작품들을 다시 떠올려 봤는데 역시 ‘억척어멈’과 ‘경숙 아버지’밖에 없더라”(최치림), “올해는 이 두 작품밖에 안 보였다”(김윤철)는 평처럼 올해 심사위원단은 작품상에 쉽게 의견 일치를 봤다. 상금은 각각 1000만 원.

‘억척어멈…’은 브레히트 원작의 배경인 중세의 30년에 걸친 종교전쟁을 3년간의 6·25전쟁으로 바꾼 번안극. “이야기를 선명하고 분명하게 밀고 나가는 힘이 있는 작품”(김방옥)이라는 평을 들었다. 한 가족을 통해 근대사에서의 아버지의 부재를 다룬 ‘경숙이…’는 “단지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부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를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상(상금 200만 원)은 ‘억척어멈…’의 이윤택 연출과 ‘경숙이…’의 박근형 연출이 경쟁을 벌인 끝에 결국 방대한 양의 희곡을 번안하는 과정부터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인 이 연출에게 돌아갔다. 희곡상(상금 200만 원)은 ‘경숙이…’와 김명화의 ‘달의 소리’가 경합을 벌였으나 “‘달의 소리’의 경우 희곡은 좋았지만 무대화된 결과가 아쉬웠다”는 지적에 따라 ‘경숙이…’로 결정됐다.

연기상(상금 각각 200만 원)은 ‘억척어멈’ 역을 맡은 김미숙과 ‘경숙이…’에서 경숙 엄마 역을 맡은 고수희 등 ‘두 엄마’가 나란히 뽑혔다. 김미숙의 경우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두 명 중 한 명으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딸 ‘경숙이’ 역을 맡은 주인영도 “3년차의 어린 경력만 아니면 신인상이 아니라 그냥 연기상을 줘도 좋을 만큼 뛰어난 배우”(이병훈)라는 평과 함께 만장일치로 유인촌 신인 연기상(상금 각각 150만 원)에 뽑혀 ‘경숙이 모녀’는 나란히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또 한 명의 유인촌 신인 연기상에는 “이번 수상이 늦은 감이 있다”(이화원)는 평과 함께 ‘나생문’의 서현철이 뽑혔다.

무대미술(상금 200만 원)의 경우 특별히 눈에 띄는 작품이 없어 ‘맥베드, 더 쇼’만이 유일한 작품으로 논의됐으며 결국 이 작품의 ‘무대미술팀’이 차지했다. 특별상(상금 200만 원) 수상자에는 사재를 털어 가며 연극무대를 지켜 온 무대 미술가 이병복 극단 자유 대표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내년 1월 29일 오후 3시 동아일보사 21층 강당에서 열린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심사위원 명단

△심사위원장 최치림(연출가·중앙대 교수)

△김방옥(동국대 교수·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

△김윤철(평론가·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노이정(평론가)

△이병훈(연출가·용인대 교수)

△이화원(평론가·상명대 교수)

△최상철(무대미술가·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가나다순>

부문별 수상자

○연출상 이윤택

△56세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예술감독 △‘햄릿’ ‘어머니’ ‘오구’ ‘태풍’ 등 연출 △동아연극상 희곡상(1995, 2005년) 서울연극제 작품상(1998, 2006년), 올해의 예술상(2006년) 수상

○연기상 고수희

△30세 △극단 골목길 단원 △연극 ‘청춘예찬’ ‘돼지비계’ ‘썬데이서울’ ‘유령소나타’ 등 출연 △영화 ‘친절한 금자씨’ ‘분홍신’ ‘너는 내 운명’ ‘괴물’ 등 출연

○연기상 김미숙

△35세 △연희단거리패 배우 겸 의상디자이너 △‘오구’ ‘어머니’ ‘햄릿’ ‘옥단어’ ‘하녀들’ 등 출연

○희곡상 박근형

△43세 △극단 골목길 대표·서울예대 극작과 교수 △‘쥐’ ‘대대손손’ ‘청춘예찬’ ‘선착장에서’ 등 작·연출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2000년) 올해의 예술상(2005, 2006년) 등 수상

○유인촌신인연기상 서현철

△41세 △극단 작은 신화 단원 △연극 ‘강 건너 저편에’ ‘인류 최초의 키스’ ‘돌날’ ‘주머니 속의 돌’ ‘노이즈 오프’, 뮤지컬 ‘판타스틱스’ 등 출연

○유인촌신인연기상 주인영

△28세 △상명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극단 골목길 단원 △‘선착장에서’ ‘서쪽부두’ ‘맨드라미 꽃’ 등 출연

○무대미술(조명) 김창기

△46세 △극동대 연극학과 교수 △연극 ‘허삼관 매혈기’ ‘빨간 도깨비’ ‘그린벤치’ ‘서안화차’, 오페라 ‘시집가는 날’ ‘마술피리’, 발레 ‘지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무대미술(무대) 손호성

△44세 △연극 ‘남자충동’ ‘벚꽃동산’ ‘에쿠우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달고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울연극제 무대미술상(1997, 2005년) 수상

○무대미술(의상) 조혜정

△35세 △‘에비대왕’ ‘광해유감’ ‘프랑켄슈타인’ ‘눈 속을 걸어서’ 등 의상 담당 △공연예술제 무대예술상(2002년) 수상


○특별상 이병복

△80세 △극단 자유 대표, 예술원 회원 △1968년 국내 최초의 소극장 ‘카페 떼아트르’ 개관 △동아연극상 대상(1966, 72년) 프라하 콰드리엔날레 은상(1999년)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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